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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병원 옆은 식당이었고 두 건물 사이에는 좁은 골목이 있었다.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있는 골목이긴 했지만 사람들이 자주 드나들진 않았다. 박지훈에게 골목으로 끌려온 성유리는 그대로 벽에 갇히게 되었다. 박지훈은 그녀의 한쪽 어깨를 잡고는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억지로 들어 올렸다. 너무도 가까워진 거리에 성유리는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내 말에 대답해야지?” 박지훈은 그녀가 대답하기 전까지 놓아줄 생각이 없는 듯 계속 집요하게 물었다. 성유리는 결국 침을 꿀꺽 삼킨 후 대답했다. “그냥 저녁을 같이 먹은 것뿐이에요. 정말이에요.” “그래? 그런데 왜 난 두 사람이 매일 밤에 테라스에 앉아서 얘기를 나눈다는 정보를 들은 거지?” 박지훈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 그녀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놀란 눈으로 그를 보았다. 한참 후 진정이 된 그녀는 그제야 입을 열었다. “지훈 씨, 설마 저한테 사람을 붙여둔 거예요?” 남자는 조금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안 붙여두면, 우리 유리 씨가 테라스에서 대화를 즐기는 낭만적인 취미가 있다는 걸 어떻게 알겠어?” 성유리는 그의 말에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확실히 며칠 동안 저녁을 먹고 나면 방건우와 테라스에 앉아 얘기를 나누었으니 말이다. 다만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눈 것이 아니라 옥기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가을 밤하늘을 올려다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만약 애인과 그렇게 시간을 보냈으면 확실히 낭만적으로 느껴질 것 같았다. “아니에요. 오해하신 거예요. 저와 선배 사이에는 정말로 아무것도 없어요. 그냥 일 얘기를 한 것뿐이에요...” “그래?” 박지훈은 반신반의하는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 “예를 들면?” 성유리는 순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이때 핸드폰 벨 소리가 울리며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분위기를 깨버렸다. 그녀는 빠르게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며 남자의 손에서 벗어났다. 핸드폰에 뜬 이름은 방건우의 이름이었다. 바로 그녀의 옆에 있던 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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