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2화
박지훈의 목소리가 불현듯 한 톤 높아졌고 그가 붙잡고 있던 성유리의 손목에도 저도 모르게 힘이 더 들어갔다.
“찰칵...”
그 순간, 화장실 문이 안에서 열렸다.
진무열은 박지훈이 이미 나갔을 거라 생각했지만 계산대 앞의 상황을 목격하자 그대로 굳어 버렸고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몰라 발만 동동 굴렀다.
계산대 앞의 두 사람도 동시에 고개를 돌려 화장실 쪽을 바라봤다.
진무열은 어색하게 뒷머리를 긁적이다가 그대로 다시 화장실 안으로 쏙 들어갔다.
“아, 또... 배가 아프네...”
화장실 문이 다시 닫히자 성유리는 단번에 박지훈의 손을 뿌리쳤다.
아무 말 없이 약 봉투를 묶어 담더니 그것을 박지훈의 앞에 내밀었다.
마침 그때, 문밖에서 한 환자가 들어왔다.
“선생님, 다리가 좀 불편한데 한 번 봐 주실래요?”
성유리는 재빨리 계산대를 돌아 진료대로 향했고 박지훈은 잠시 계산대 위의 약 봉투를 흘끗 보았다.
그러고 보니 그녀가 약값을 말하지 않았다.
박지훈은 약 봉투를 집어 들고 휴대폰을 꺼내 카카오톡을 열고 성유리에게 돈을 송금했다.
박지훈은 마지막으로 진료대 쪽을 흘끗 바라보고는 큰 걸음으로 병원을 나섰다.
성유리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땐 박지훈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그가 보낸 돈을 확인한 건 성유리가 집에 돌아온 저녁이었다.
송금 금액은 무려 200만 원이나 되었고 그 숫자를 보자 성유리는 헛웃음이 나왔다.
그가 가져간 약값은 기껏해야 몇만 원 정도일 텐데 그가 보낸 돈은 그 몇 배가 훌쩍 넘었다.
그녀는 채팅창을 잠깐 들여다보다 곧바로 나가 버렸다.
그 후 며칠 동안, 박지훈은 병원에 나타나진 않았지만 자주 메시지를 보냈다.
[왜 돈을 받지 않는 거야.]
하지만 성유리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 번도 답하지 않았다.
그가 무슨 말을 보내든 답장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일요일은 바로 박 회장의 재진 날이었다.
마침 병원 휴무일이라 성유리는 오늘은 조금 일찍 가서 진료를 보기로 했다.
그동안은 늘 해 질 무렵쯤 가다 보니 일정이 다소 빠듯했다.
박씨 가문 저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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