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4화
박철용은 성유리의 말 속에 담긴 의미를 단번에 알아차렸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진우가 너를 몰래 괴롭히거든 꼭 할아버지한테 말해라. 어떤 일이 있어도 내가 네 편이 되어줄 거다.”
성유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그래도 말이야... 난 너희 둘이 잘 지내길 바란단다.”
박철용의 목소리에는 희미한 안타까움이 묻어 있었고 그 마음을 성유리가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박진우와 박강훈이 함께 그녀를 감옥에 보냈던 순간부터 그들에 대한 기대는 완전히 끊겼고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을 터였다.
성유리는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고 그저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잠시 후, 그녀는 약상자를 들고 3층을 나서 천천히 2층 쪽으로 내려왔다.
그러다 복도에 다다른 순간, 끝 쪽에 서 있는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그를 본 순간 성유리는 손에 쥔 약상자를 무심코 세게 움켜쥐었다.
정말로 박지훈이 돌아온 거였다.
박지훈은 복도 끝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으나 성유리가 내려오자 곧바로 담배를 비벼 끄고는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리고 말 한마디 없이 성유리의 손목을 거칠게 잡아채더니 주저 없이 자신의 방으로 끌고 들어갔다.
“쾅!”
문이 세차게 닫히는 소리가 주변에 울려 퍼졌다.
박지훈은 성유리를 대문에 몰아붙이고는 손목을 단단히 움켜쥔 채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의 목소리는 유난히 낮고 묵직했다.
“왜 진료비를 안 받은 거야?”
“진료비랑 한약값 다 합쳐도 기껏해야 몇만 원이에요.”
성유리는 고개를 들어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
“근데 200만 원을 보내면... 제가 그걸 어떻게 받죠?”
“내 눈에는 네 의술이 그만한 가치가 있어.”
박지훈의 단호한 말에 성유리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다시 보낼 테니까 이번에는 꼭 받아.”
“안 받아요. 그러니 보내지 마세요.”
그녀의 말투는 차갑고 담담했으며 그 속에는 명백한 거리감이 배어 있었다.
성유리는 그의 손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아직도 화난 거야?”
박지훈은 손목을 놓았지만 곧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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