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5화
성유리는 휴게실 문을 열고 들어가며 말했다.
“아림이는 원래 속이 약한데 아마 깨끗하지 못한 음식을 먹어서 급성 장염이 온 것 같아요. 약은 이미 먹였고 오늘은 미연이가 집에서 쉬면서 봐주고 있어요. 많이 좋아졌다니까 내일이면 학교 갈 수 있을 거예요.”
“그러고 보니 요즘 매일 네가 직접 아림의 식사를 책임진다면서?”
박지훈은 문가에 기대어 두 팔을 가슴 앞에 걸쳤다.
성유리는 가방을 챙겨 들고 그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네. 제가 할 때도 있고 미연이가 해줄 때도 있어요.”
“고생이 많네. 아림이는 어려서부터 잔병치레가 많아서 보통 힘든 게 아닐 거야.”
그 말에 문 앞에 다다른 성유리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박지훈을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
“지훈 씨 애인 분만 뒤에서 안 건드리게 하면 돼요. 나머지는 다 작은 문제니까 제가 다 감당할 수 있어요.”
그러자 박지훈의 미간이 순간 찌푸려졌다.
“무슨 헛소리야? 배가은은 내 애인이 아니라 그냥 친구일 뿐이야.”
성유리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
“지훈 씨는 친구라고 생각해도 배가은 씨는 아닐 수도 있죠. 아니면 그날 같은 일도 없었을 테니까요.”
박지훈은 잠시 말문이 막혔고 그러다 낮게 웃으며 물었다.
“혹시 지금... 질투하는 거야?”
성유리는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받아쳤다.
“꿈 깨세요.”
박지훈은 갑자기 다가와 성유리의 손목을 잡고 문 쪽으로 이끌었다.
“뭐 하시는 거예요?”
성유리는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그의 등을 바라봤다.
“밥 먹으러 가자.”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성유리가 잘랐다.
“오늘은 안 돼요.”
“왜? 방건우가 집에서 밥 차려놔서 꼭 거기 가서 먹어야 해?”
“무슨 일이든 순서라는 게 있잖아요. 먼저 약속한 사람이 있는데 이 시간에 바로 약속을 어기고 지훈 씨랑 밥 먹으러 가면 예의가 아니죠.”
박지훈은 헛웃음을 지었지만 더는 따지지 않고 손을 놓았다.
“그럼 넌 나한테 밥 한 끼 빚진 거야. 나중에 갚아.”
성유리는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어요.”
“그럼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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