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4화
박지훈의 목소리에는 믿기 어렵다는 기색이 스며 있었다.
성유리는 시선을 들어 그의 눈을 마주했고 그의 깊은 눈동자 속에서 의아함을 읽었다.
성유리는 낮게 물었다.
“아니면요? 우리가 무슨 얘기를 했다고 생각하는 건데요?”
박지훈은 여전히 그녀의 손을 뒤로 붙든 채 뜨거운 눈빛으로 성유리를 바라보았다.
성유리는 박지훈이 자기 손을 놓아줄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마를 찌푸렸다.
“지훈 씨, 계속 이렇게 붙잡고 있을 건가요? 밖에 사람도 오가는데 누가 보면 좋을 게 없잖아요.”
그제야 박지훈은 깊게 그녀를 흘겨본 뒤 손을 놓았다.
그는 계산대에 몸을 기댄 채 양손을 테이블 끝에 올려두고 내려다보았다.
“유리야, 어젯밤에 나랑 같이 자 놓고 아침에는 도망간 건 무슨 뜻이야?”
그 말에 성유리는 등골이 순간 굳었다.
‘내가 떠날 때 지훈 씨는 분명 자고 있었는데 어떻게 내가 한밤중에 나간 걸 알았을까?’
박지훈은 그녀가 미간을 좁히는 걸 보고 속내를 읽은 듯했고 손끝으로 책상을 가볍게 두드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아침에 깼는데 없길래 CCTV를 확인했지. 샤워하고 바로 나가더라. 정말...”
그는 무심히 턱을 움직이다가 낮게 웃으면서 말 끝을 흐렸다.
성유리는 여전히 미간을 좁힌 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정말 뭐가요?”
그 순간, 박지훈의 손이 성유리의 허리에 얹히더니 두 사람은 단숨에 거리가 좁아졌다.
예상치 못한 스킨십에 성유리는 몸이 순간 굳었고 박지훈의 눈빛에는 불만이 번져 있었다.
“독한 여자야.”
성유리는 박지훈의 가슴에 손을 얹어 밀어내려 했지만 박지훈은 성유리의 허리에 놓인 손을 풀어줄 생각이 없었다.
“어서 놓으세요. 아직 박진우가 제 주위에 몰래 사람 붙여놨는지도 모르는데 혹시 그 사람들한테라도 들키면...”
“들키면 어때서? 아버지는 이미 너희 이혼을 허락했잖아. 박진우는 아마 지금쯤이면 이혼 합의서나 쓰고 있겠지.”
성유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지훈의 목소리가 들렸고 성유리는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이혼 합의서는 제가 이미 줬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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