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2화
박지훈의 눈에도 의아한 기색이 번졌다.
“나도 몰라. 내가 부른 적도 없어. 그렇게 의심하는 눈빛으로 날 보지 마.”
그가 다급하게 선을 그으려는 모습에 성유리는 순간 웃어야 할지 한숨을 쉬어야 할지 모를 표정을 지었다.
박지훈은 재빨리 셔츠 단추를 채우고 주저 없이 소파에서 일어났다.
“당분간은 나가지 말고 일단 여기 있어. 내가 나가서 얘기할게.”
그때 문밖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휴게실 쪽으로 향했다.
성유리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그의 팔을 붙잡았다.
“박지훈 씨... 설마 휴게실로 오는 거 아니에요?”
“괜찮아.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다정했지만 박지훈이 돌아서는 순간 성유리는 그의 셔츠 깃에 묻은 옅은 립스틱 자국을 보았다.
조금 전에 그와 가까이 있을 때 자신이 남긴 흔적이었다.
그녀는 그걸 말하려 했지만 박지훈이 한발 먼저 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결국 입을 다물었다.
문을 열자 배가은이 문 앞에 서 있었다.
배가은은 한 손에 도시락통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막 문을 두드리려는 듯 살짝 들린 상태였다.
박지훈은 무표정하게 그녀를 훑어보며 물었다.
“갑자기 웬일이야?”
배가은의 시선이 그를 훑다가 곧 셔츠 깃에 묻은 립스틱 자국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의 몸에는 은은한 약초 향이 났다.
그 향은 오래 병원에 머물러야만 배일 수 있는 냄새였다.
‘설마... 안에 성유리가 있는 건가?’
그 생각이 스치자 배가은의 눈이 순간 크게 떠졌고 안쪽을 들여다보려 했지만 박지훈은 슬쩍 문을 닫아버렸다.
배가은은 억지로 시선을 거두고 그의 소파 쪽으로 가서 도시락을 내려놓으면서 놀람과 불쾌함을 억누른 채 가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서... 마침 시간도 좀 나고 해서 도시락을 만들어 왔어. 한번 먹어봐.”
하지만 박지훈은 배가은의 이상한 기색을 눈치채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왜 그래? 어디 아픈 거야?”
하지만 배가은의 생각은 온통 이미 휴게실 안에 가 있었다.
박지훈이 손을 들어 배가은의 눈앞에서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