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6화
박진우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사실 이 이야기를 처음으로 박진우한테 귀띔해 준 사람은 다름 아닌 양아현이었다.
며칠 전 밤에 양아현이 갑자기 전화를 걸어와 성유리 곁에 있는 그 아이가 사실은 유리와 다른 남자의 친딸이라는 말을 전하며 자신이 그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까지 했다.
성유리가 밖에 남자가 있다는 얘기는 이미 확실한 사실처럼 굳어진 상황이었다.
그런데 양아현이 이런 스캔들까지 터뜨리자 박진우의 첫 반응은 의심보다 믿음에 가까웠다.
“그게 누가 퍼뜨린 얘기든 상관없어요. 하지만 분명하게 말할게요. 그 아이는 제 친딸이 아닙니다.”
성유리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었다.
그러자 박진우의 미간이 저절로 좁혀졌다.
“그 애가 네 딸이 아니라면 왜 그렇게 집착하는데? 심지어 강훈이를 학교에서 그 아이한테 사과하게까지 만들었잖아. 그럴 수 있는 이유는 딱 하나야. 그 애는 네가 바람피워서 낳은 아이니까. 넌 몇 년 전부터 날 배신한 거야!”
“강훈이가 학교에서 아림이한테 헛소문을 퍼뜨렸어요. 그걸 바로잡는 게 뭐가 잘못입니까? 사과시키는 게 왜 틀려요? 아버지가 강훈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어머니인 제가 나서서 가르치는 게 당연한 거죠.”
성유리의 목소리에 분노가 서렸고 박진우는 목소리를 한층 높였다.
“좋아. 그 애가 네 딸이 아니라 치자. 하지만 네가 바깥에 남자가 있다는 건 인정하겠지? 할아버지랑 어머니 앞에서 이걸 부정할 수 있어?”
그 순간 성유리는 무릎 위에 올려둔 손가락을 꽉 움켜쥐어졌다.
이 순간만큼은 박진우에게 주도권을 넘겨줄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숨겨온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었다.
“바깥에 남자가 있다고 계속 주장하시는데 그 근거가 뭐예요? 직접 본 적이라도 있어요?”
성유리는 태연하게 박진우를 바라보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그렸다.
박진우의 얼굴에 놀라움이 스쳤다.
아마도 그는 성유리가 이렇게까지 부정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아, 진짜... 그날 안정 그룹에서 네가 한 말을 녹음해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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