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8화
성유리가 말하자마자 전화기 너머로 박지훈의 낮고 갈라진 웃음소리가 전해졌다.
“여자라...”
박지훈의 목소리에서 늘 강렬하고도 위험한 기운을 느끼고 있는 성유리였지만 이 위험한 기운이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말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나 밥 먹으러 가야 해요. 별일 없으면 이만 끊어요.”
상대방이 대답하기도 전에 재빨리 전화를 끊어버린 성유리는 급하게 휴대폰 전원까지 껐다. 이유 모를 불안한 마음에 이 남자를 더 이상 마주할 수 없었다.
테이블로 돌아온 후 성유리와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는 심규찬은 여전히 세심한 모습으로 종종 그녀에게 반찬까지 건네줬다.
저녁 식사가 끝난 후, 성유리와 심규찬은 나란히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차에 도착했을 때 옆에 있던 마이바흐 앞에 키가 큰 남자가 기대어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차 앞에 기대어 선 남자는 손에 담배를 든 채 연기를 내뿜으며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여 성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선은 극도로 무거웠다.
박지훈을 본 순간 성유리는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뚝 멈췄다.
빌어먹을 직감, 불안했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방금 박지훈에게 거짓말을 했는데...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는 것을 눈치챈 심규찬은 호기심에 찬 얼굴로 성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 누나, 아는 사람이야?”
“응.”
성유리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심규찬을 바라보았다.
“규찬아, 나 이 사람과 할 이야기가 좀 있어. 너 먼저 돌아가!”
“그런데 오늘 너 차 몰고 오지 않았는데 나중에 어떻게 돌아갈 거야? 내가 좀 기다릴게...”
“괜찮아.”
성유리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저었다.
“좀 이따 택시 타고 돌아가면 돼.”
성유리의 목소리는 왠지 모르게 어수선한 느낌이 스며들어있었다.
물론 최대한 억제하려 했지만 세심한 심규찬은 느낄 수 있었다.
고개를 들고 맞은편의 남자와 성유리를 번갈아 본 심규찬은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게다가 왠지 낯익은 남자의 얼굴, 어느 경제 뉴스에서 본 것 같았지만 이름이 바로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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