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5화

진미연의 말에 손을 내밀었던 진무열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러고는 입술을 꼭 다문 채 옆에 있는 진미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왜 그래요? 문에 바이러스라도 있어요? 그래서 만지면 안 되는 거예요?” 진미연이 진무열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무열 씨 손에 바이러스가 있는 것 같네요!” “바이러스는 없는데 항상 약을 다루다 보니 손에 굳은살이 좀 있어요! 믿기지 않으면 한번 봐봐요. 여러 개 있어요...” “미쳤어요?” “손에 굳은살 있는 게 병은 아니잖아요?” “진짜 미쳤군요!” 진무열은 계속해서 진미연을 쫓아다니며 자신의 손에 굳은살이 몇 개나 있는지 세어 달라고 졸랐다. 한쪽에 서 있는 성유리와 송아림은 두 사람이 시끄럽게 장난치는 모습을 보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말 한 쌍의 개그 콤비가 따로 없네!’ 그때 성유리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고개를 숙여 보니 정영준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정영준은 별일이 없는 한 평소 성유리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가 왔다는 것은 분명 무슨 일이 있다는 뜻이었다. 성유리는 아이를 한쪽으로 데려간 후 휴게실에 가서 전화를 받았다. “정 비서님, 무슨 일 있으세요?” “성유리 씨, 대표님이 저더러 구양 정원을 계속 지켜보라고 했어요. 최근 그쪽에 확실히 뭔가 이상한 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성유리 씨에게 알려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핸드폰을 잡고 있던 성유리의 손이 갑자기 뚝 멈췄다. 예상대로 성유리의 큰어머니 장은수와 큰아버지 성원진 일가가 들어가 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성유리는 마음을 가라앉힌 후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 사람들이 들어가 사는 거예요?” “아니요. 그 사람들은 그곳을 소규모 민박으로 바꿔서 최근 이곳저곳 홍보하고 있습니다. 안에 인테리어가 복고풍 느낌이 강해서 여러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어요. 인플루언서들도 얼마 전부터 탐방하는 바람에 현재 사람들이 미어터진다네요. 알아본 바에 따르면 성유리 씨의 큰어머니께서는 홍보를 한 후부터 구양 정원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