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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계산대에서 최근 영수증을 정리하고 있던 성유리는 진무열의 목소리에 순간 계산기를 누르던 손이 뚝 멈췄다. 이 일에 대해 성유리는 확실히 들었다. “그 일 낱낱이 알게 됐어요. 배후에 있는 사람까지도요.” 이 말에 곁에 있던 진무열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성유리를 바라보았다. “네? 배후에 있는 사람까지도 알았다고요? 배후에 있는 사람이 누군데요?” “그건...” 성유리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날카로운 목소리가 문 쪽에서 들려왔다. “성유리 씨!”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린 성유리는 양아현이 박강훈을 데리고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양아현은 당장이라도 성유리에게 따지려는 기세였다. “엄마! 아빠 머리에 이렇게 큰 상처를 내면 어떡해요! 빨리 가서 아빠에게 사과하세요!” 계산대 앞에 서 있는 성유리를 올려다보는 박강훈은 눈에 강렬한 분노가 일었지만 성유리는 냉담하게 바라보며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 아빠가 뒤에서 나에게 칼을 꽂았어. 그런데 나는 때리면 안 되는 거야? 아니면 고맙다고 인사라도 해야 하는 거야?” 깜짝 놀란 진무열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실이 이럴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록 병원에서 있었던 그 일이 박진우 씨의 소행이었다고 해도 어쨌든 두 분은 한때 부부 사이였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만들 수 있어요? 옛정을 생각해서라도 그러면 안 되죠? 상처가 완전히 아물려면 적어도 한 달 넘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요. 게다가 상처를 몇 바늘이나 꿰맸는데요!” “고작 몇 바늘 꿰맨 걸로 왜 이리 유세를 떨어요? 그만하길 다행인 줄 아세요!” 성유리는 입꼬리를 올리며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적어도 열 바늘은 넘게 꿰매야 할 줄 알았는데...” “엄마! 예전부터 나쁜 마음만 먹더니 지금은 예전보다 더 심하네요! 전에는 아현 이모를 모함하더니 지금은 아빠한테까지 손을 써요? 정말...” “정말 기가 막히네요!” 이 소리에 고개를 돌린 사람들은 이내 진미연이 병원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진미연은 송아림의 손을 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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