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3화
머리에 붕대가 감겨 있는 박진우는 과다 출혈 때문인지 얼굴색이 평소보다 조금 창백했지만 얼굴만큼은 역시나 잘생겼다.
성유리는 무표정한 얼굴로 박진우를 흘끔 바라본 뒤 극도로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
“여기 왜 왔어요?”
“방금 말했잖아? 진료받으러 왔다고!”
얼굴에 비웃음이 스친 박진우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성유리를 바라봤다. 작정하고 말썽을 피우려는 태도였다.
새로운 환자가 계속 들어오는 병원인지라 성유리도 병원의 명성을 해칠 수 없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어디가 불편하신가요?”
“머리가 불편해. 붕대를 풀어서 한번 봐 줘.”
박진우의 말에 마우스를 잡고 있던 성유리의 손이 살짝 멈칫했다.
‘그야말로 말썽을 피우려고 작정했구나!’
“몇 바늘 꿰맸다고 들었는데 이미 꿰맨 거면 천천히 아물기 기다리세요. 어제 다친 거니 오늘 좀 아픈 건 정상이에요. 정말 불편하다면 어제 갔던 그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에게 다시 진료받으세요.”
성유리는 박진우를 제대로 쳐다보기도 귀찮은 듯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도 의사 아니잖아? 너는 왜 못 봐 주는 건데? 이 상처가 네가 직접 때린 거라서 못 보는 거야? 풀어서 보면 죄책감이 들어서? 아니면 혹시 성 선생 의술이 별로라 이런 작은 상처도 처리할 수 없는 건가? 그럼 병원은 왜 열었어? 의사인 척하는 거야?”
박진우의 큰 목소리는 이내 환자들의 주의를 끌었다.
오늘 병원 손님이 그나마 평소만큼 많아진 상황, 그런데 이런 인간이 또다시 병원에서 사고를 치는 것을 절대 허락할 수 없었다.
“무열 씨, 잠시 내 자리 좀 맡아 줄래요? 뒤에 오는 환자들 대응해 줘요.”
성유리는 의자에서 일어나 계산대 쪽에 있는 진무열을 바라보며 말했다.
“알겠어요. 유리 누나...”
망설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남자 앞으로 다가간 성유리는 하얀 손을 뻗어 박진우의 손목을 확 잡아채더니 휴게실 쪽으로 끌고 갔다.
갑자기 휴게실로 끌려갈 것이라 예상하지 못한 박진우는 순간 반응하지 못했지만 이내 성유리가 끌고 가는 대로 내버려 뒀다.
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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