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9화
박지훈이 나무 아래에 있는 차 안에 앉아 두 사람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성유리는 재빨리 손을 내밀어 심규찬의 손을 툭 치며 말했다.
“됐어, 얼른 돌아가! 시간도 늦었으니.”
“다음에 시간 나면 우리 본가에 한 번 와, 할머니가 계속 기다리고 계셔.”
“알겠어.”
심규찬은 차에 탄 뒤 곧바로 차를 몰고 떠났다.
그제야 마이바흐를 향해 시선을 돌린 성유리는 이를 악문 채 성큼성큼 걸어갔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박지훈은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낀 채 팔을 창문에 걸치고 있었다.
담배 연기를 내뿜은 박지훈은 연기 사이로 성유리의 아름다운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성유리가 차 옆으로 다가오자 담배는 이내 바닥에 버렸다. 하지만 눈빛은 아주 불쾌한 듯했다.
잠시 생각하던 성유리는 결국 입을 열었다.
“왜 아직도 안 갔어요?”
성유리의 말에 고개를 들고 성유리와 눈이 마주친 박지훈은 핸들을 잡은 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사실 떠나려 했지만 정영준이 전화를 걸어와 꽤 오래 이야기하는 바람에 차 시종을 걸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막 떠나려는 순간 둘이 함께 안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심규찬과 성유리의 행동 하나하나는 박지훈의 속을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성유리는 박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다시 입을 열었다.
“방금 밥을 많이 안 먹었는데...”
박지훈이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리 와.”
성유리는 잠시 멍해졌지만 이내 그의 말대로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박지훈이 손을 들어 성유리의 목을 잡아당기더니 자기 앞까지 끌어당겼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깜짝 놀란 성유리는 저도 모르게 속눈썹을 살짝 떨었다.
“박지훈 씨, 이게 무슨 짓이에요?”
“저 자식이 정말로 너 좋다고 따라다니는 거야?”
극도로 낮은 목소리, 남자는 눈빛마저 냉랭한 기운이 스쳤다.
당장이라도 화를 낼 것 같은 박지훈의 모습에 성유리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보아하니 박지훈은 정말로 화가 난 모양이었다...
성유리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헛소리까지 왜 신경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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