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9화

성유리는 박진우의 눈매를 가만히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진우는 그녀의 이러한 반응을 보고 미간이 저절로 살짝 찌푸려졌다. 그는 뒤늦게 무언가를 알아차렸다. “그 표정 무슨 뜻이야?” 성유리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피식 웃으면서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진우는 서서히 무언가를 깨닫고는 여자의 어깨를 움켜쥔 손에 점점 더 힘을 주었다. “설마 너랑 밤을 보낸 남자가 심규찬이 아니야?” 성유리는 재빨리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자기 어깨에서 떼어내려 했다. 그러나 그녀가 겨우 벗어나기 무섭게 박진우가 다시 제압했다. “묻잖아! 그 남자는 심규찬이 아니야, 그렇지?” 박진우는 성유리의 팔을 더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그런데 병실에서 심규찬은 분명 자신이 네 애인이라고 인정했는데 어떻게 그 자식이 아니야?” 성유리가 조롱하듯 비스듬히 입꼬리를 올렸다. “그 말을 믿어요? 게다가 난 한 번도 맞다고 인정한 적 없어요. 줄곧 그쪽 혼자서 의심했지.” 여자의 말에 박진우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스쳤다. ‘또다시 헛다리를 짚었을 줄이야...’ “심규찬이 아니면 대체 누구야?” 박진우가 직설적으로 물었다. “최근에 너와 가까이 지낸 남자는 방건우, 심규찬, 그리고 내 작은아버지...” 작은아버지라는 단어가 귀에 닿자 성유리의 속눈썹이 파들 떨렸다. 그 미세한 변화가 앞에 있는 남자의 눈동자에 깊이 새겨졌다. “설마 내 작은아버지는 아니겠지?” 박진우의 눈동자에 믿을 수 없다는 빛이 스쳤다. “설마 정말 내 작은아버지야?” 성유리는 연달아 쏟아붓는 그의 말에 점점 긴장되기 시작했다. 어차피 지금은 이미 이혼한 사이니 박진우가 진실을 알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직접 인정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성유리는 온몸의 힘을 다해 주저 없이 그를 밀쳐냈다. “누구든 그쪽과 상관없이 박 대표님께선 앞으로 제 일에 끼어들지 마세요!” “내가 계속 알아볼 거야. 만약 정말 작은아버지라면 넌 죽었어.” 박진우가 불쑥 다시 다가와 뼈대가 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