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8화
‘대체 어디로 간 거지? 정말 박진우가 말한 대로 공개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도망친 걸까? 우리 관계가 그렇게까지 부끄럽나...’
강렬한 아픔이 순식간에 남자의 마음속에서 퍼지며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핸들에 올려진 두 손이 저절로 꽉 쥐어졌다.
창밖에는 여전히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고 앞쪽 유리를 통해 전방을 응시하는 그의 눈가에 저도 모르게 열기가 감돌았다.
윈드 타워 입구에 차를 세우고 내렸지만 집안에는 불이 켜져 있지 않았다.
‘전부 집에 없으면 대체 어디로 간 거지?’
박지훈은 다시 차 안으로 돌아와 한참 동안 기다렸다.
차 안에는 히터가 켜져 있었지만 추운 날씨에 그는 여전히 쌀쌀함을 느꼈다.
눈보라가 이미 앞쪽 유리를 완전히 덮어버렸고 몇 번이나 눈을 쓸어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한 번 쓸 때마다 마음속 불안이 커져만 갔다.
박지훈은 결국 참지 못하고 송아림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신호음이 아무리 울려도 아이가 받지 않았다.
제일 먼저 무슨 일이 생겼다는 직감이 들었다.
‘아림이한테? 아니면 진미연 씨?’
한밤중 12시, 윈드 타워.
“빨리 들어가, 밖에 추워...”
박지훈은 운전석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다가 갑자기 밖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번쩍 눈을 떴다.
성유리였다...
박지훈은 차 문을 벌컥 열고 내리자마자 바로 앞에 있는 네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유리 씨!”
성유리가 그 목소리를 듣고 무의식적으로 멈춰 서며 서둘러 돌아보는 순간 성큼성큼 다가오는 남자가 보였다.
성유리는 재빨리 송아림의 손을 놓으며 곁에 있던 사람에게 당부했다.
“무열 씨, 우선 미연이와 아림이 데리고 들어가요.”
“네.”
진무열은 진미연을 부축하며 송아림을 데리고 윈드 타워 안으로 들어갔다.
“박지훈 씨?”
성유리가 시선을 들어 앞에 선 남자를 바라보며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여기서 뭐 해요?”
박지훈은 그녀의 손을 잡아끌고 망설임 없이 자신의 차로 향하더니 성유리를 뒷좌석에 밀어 넣고 자신도 차에 올라탔다.
“휴대폰은 왜 꺼뒀어? 아림이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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