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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혼자 생각에 잠겼던 성유리는 진미연의 목소리에 바로 정신을 차렸다. 맞은편의 진미연을 바라보니 살짝 걱정하는 기색이 서려 있었다. 박지훈에게 헤어지자고 말한 일은 진미연도 포함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왜 그래요? 유리 이모. 요 며칠 동안 어딘가 정신이 팔린 것 같아요. 무슨 일이 있어요?” 심지어 옆에 앉아 있는 송아림도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성유리를 바라보았다. 성유리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 일도 없어. 너무 걱정하지 마. 아마도 잠을 잘못 자서 그런 것 같아. 밤에 푹 자면 괜찮아질 거야.” “무슨 일이 있으면 꼭 우리에게 말해야 해!” 여전히 걱정이 서려 있는 진미연의 눈빛에 성유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저녁, 윈드 타워. 성유리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방건우에게서 전화가 왔다. 보통 아무 일이 없으면 성유리에게 전화를 하지 않는 방건우였기에 성유리는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선배, 무슨 일 있어요?” “유리야, 너 요즘 개인 병원 바쁘니? 혹시 시간이 있니?” 초조한 방건우의 목소리는 전화기 너머로도 느껴졌다. “요즘 새해라 별로 바쁘지는 않아요.” 성유리가 호기심에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강주시의 한 작은 마을에서 심각한 바이러스성 독감이 발생했어. 관련 부서의 초청을 받아 이 환자들을 치료하려고 해. 하지만 그 사람들이 보낸 의사들이 실력이 너무 부족해. 개인 병원이 바쁘지 않으면 와서 나 좀 도와줄 수 있니?” 그 말에 성유리는 고개를 갸웃했다. 얼마 전에 뉴스를 볼 때 강주시에서 심각한 바이러스성 독감이 발생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었다. 현재 이미 13명이 독감으로 사망했기에 이 일은 널리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느 정도 병세가 안정화되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다시 발생했을까? “병세가 그나마 잠잠해지지 않았어요?” “대부분 지역은 어느 정도 잠잠해졌지만 여기 작은 마을의 상황은 아직 좋아지지 않아...” 방건우의 목소리에서 약간의 무력감이 느껴졌다. 성유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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