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3화
“성유리, 이 일은 너와 상관이 없어. 너무 자책하지 마.”
박진우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지만 성유리는 어깨가 살짝 떨릴 정도로 흐느끼고 있었다.
“나가 봐요. 나 혼자 조용히 있고 싶어요.”
말을 마친 성유리는 바로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었다.
박진우는 어쩔 수 없이 의자에서 일어났다.
“밖에서 기다릴게. 무슨 일이 있으면 불러.”
이내 발소리가 점점 멀어지더니 마지막으로 문이 살짝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실내에 누구도 없는 것을 확인한 성유리는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머릿속에는 계속해서 과거의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와 방건우, 그리고 할아버지가 함께 있는 장면들이 슬라이드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며 가득 채웠다.
그나마 작은 안식처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는데...
지난 세월 동안 성유리는 한 번도 방건우의 마음이 사랑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고 그 사랑이 완전히 통제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으며 결국 그녀 때문에 이렇게 심각한 정신 질환에 걸렸을 뿐만 아니라 그녀 앞에서...
성유리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성유리는 병실에서 오랫동안 혼자 울었다. 얼마나 오래 울었는지 모르지만 이번 생의 흘릴 눈물을 모두 흘린 것 같았다.
바깥 하늘도 점점 어두워졌다.
들어와 성유리의 약을 갈아주던 간호사는 나가기 전 내일 퇴원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유리는 간호사를 힐끗 바라볼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박지훈이 병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때마침 간호사가 안에서 나왔다.
박지훈이 물었다.
“상태는 어때요?”
오후에 박진우가 박지훈에게 전화를 걸어 성유리가 깨어났다고 했다.
그래서 일을 마친 후 급히 돌아왔다.
“건강은 큰 문제가 없어요. 다만 정신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요. 그러니 주위에서 조심해 주세요. 감정이 너무 격해지지 않도록 해야 해요. 다시 기절할 수도 있으니까.”
박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고마워요.”
문을 열고 들어가니 성유리가 혼자 침대에 누워 창밖의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장례식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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