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3화
약을 들고 안으로 들어선 성유리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박강훈은 아플 때마다 유난히 순해졌었다. 마치 귀여운 소녀처럼, 박진우나 성유리에게 매달리곤 했는데 지금은 성유리가 곁에 없으니 아빠에게 매달리는 것 같았다.
박진우는 차 바퀴 소리를 들은 듯 미리 계단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박진우를 따라 나왔던 박강훈도 성유리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
녀석은 자신이 잘못 본 건 아닐까, 의심하는 듯 눈을 비빈 뒤 다시 바라봤다. 확실히 성유리임을 확인한 녀석은 재빨리 2층에서 뛰어 내려왔다.
“엄마... 흑흑... 엄마...”
박강훈은 울면서 성유리를 불렀다.
솔직히 말해서 마음을 아무리 굳게 먹었다 해도 녀석이 이렇게 부르니 가슴 한구석이 쓸쓸하면서도 아려오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착하디착한 아이를 박진우는 대체 어떻게 키우는 건지 자주 아프기만 했다.
“날이 이렇게 추운데 왜 신발도 안 신고 뛰어 내려와? 아직도 아프다면서!”
성유리는 아이가 맨발인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계단을 내려오는 남자를 째려보며 말했다.
“애 키운지 하루 이틀도 아닌데 왜 아직도 아이 하나 제대로 못 돌봐요?”
“아빠는 엄마를 너무 많이 보고 싶어 했고 나도 아빠랑 같이 있고 싶어서 빨리 뛰어온 거예요. 그러니까 아빠 탓하지 마세요.”
박강훈은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운 말투로 아빠 편을 들었다.
그러자 박진우가 아이를 번쩍 안아 올렸다.
“빨리 방으로 가자. 엄마가 네 상태 봐줄 거야.”
박강훈은 박진우의 목을 감싸고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성유리는 그들을 신경 쓰지 않은 채 약을 들고 먼저 올라갔다.
박진우는 박강훈을 안고 그 뒤를 따랐다.
이런 세 사람의 모습에 박진우는 순간 시간이 거꾸로 흐른 것만 같은 착각에 빠졌다.
만약 이혼하지 않았더라면, 성유리가 감옥에 가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그들은 아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지 않았을까?
갑자기 솟구친 격한 감정에 박진우는 문득 눈시울이 붉어졌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성유리가 다시 이 집으로 돌아올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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