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4화
성유리는 순간 난감한 기분이 들었다.
녀석이 인간관계를 이토록 잘 이용하다니, 성유리가 머물지 않을 것 같자 송아림까지 끌어들였다.
“지금 새벽이야, 그리고 밖에 비가 올 기미도 보여. 일기예보에서 오늘 새벽 비가 온다고 했어. 그러니까 오늘은 그냥 게스트 룸에서 자, 그 방 계속 비어있었어. 아무도 쓴 적 없어.”
박진우는 성유리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자 어떻게든 설득하려고 했다.
“안 돼요. 돌아갈 거예요.”
성유리는 아주 단호한 태도로 말하며 의자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러자 박강훈이 다시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는 정말 나를 버리는 거예요? 나 지금 아파 죽을 지경인데 죽든 말든 상관없다는 거예요? 나 정말 엄마 없는 아이예요...?”
박강훈은 침대 위에 드러누워 떼를 쓰기 시작했다.
이 광경을 본 성유리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제는 도덕적으로 그녀에게 압박을 하려는 건가?
본능적으로 옆에 있는 남자를 바라봤지만 박진우도 녀석을 어쩌지 못하고 있었다. 성유리는 어쩔 수 없이 한마디 했다.
“내가 정말로 여기에 남아있다고 해도 너랑 같이 자지는 않을 거야. 게스트 룸에 있는 거나 그냥 가는 거나 별 차이 없잖아.”
“아니요. 엄마가 남아있는 거랑은 달라요.”
“너 아현 이모 좋아하잖아. 아현 이모 불러오면 안 될까?”
성유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강훈이 끼어들었다.
“전 엄마가 필요해요!”
성유리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정말 피곤한 상태라 운전해서 가다가는 졸음운전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돌아가면 적어도 새벽 1, 2시가 되어야 잠들 수 있을 것이다.
“알았어. 그럼 게스트 룸에서 잘게.”
성유리가 결국 타협하자 박강훈은 바로 울음을 그친 뒤 한마디 했다.
“정말이에요? 엄마?”
“응.”
성유리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빨리 자. 나도 이만 자러 갈 거야.”
“네.”
박강훈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누웠다.
“엄마, 안녕히 주무세요. 아빠도 안녕히 주무세요.”
성유리는 박강훈을 무시한 채 문 쪽으로 걸어갔다.
옆에 서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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