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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극도로 붕괴된 감정이 온몸에서 퍼져 나가 하늘까지 치솟을 것 같았다. 여기에 머물러 있다가는 정말로 직접 내려가 사람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는 호수도 시냇물도 아닌, 바다였기에 막무가내로 행동할 수 없었다. “대표님, 일단 먼저 집에 가요. 또 큰비가 올 것 같아요.” 정영준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눈물이 고인 채 몸을 돌린 순간 한줄기 눈물이 박지훈의 뺨을 타고 순식간에 흘러내렸다. 사람들은 박지훈의 뒤에 서 있었기에 아무도 박지훈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지 못했다. 강풍이 불어와 박지훈 눈가의 눈물을 쓱 닦아냈다. 저녁, 진미연이 박지훈에게 전화를 걸어 성유리의 상황을 물었다. 지금 성유리는 생사도 알 수 없을 뿐더러 행방도 묘연했다. 진미연이 혼자 아이를 데리고 있었기 때문에 박지훈은 혹시라도 진미연이 성유리의 일을 듣고 견디지 못할까 봐 이 일을 말하지 못했다. 그저 본인이 아파서 성유리가 벨뷰 레지던스에서 돌봐준다고 말한 뒤 진미연더러 아이를 잘 돌보라고 했다. 그러자 진미연이 한마디 했다. “그럼 시간 있을 때 유리더러 전화기 좀 켜놓으라고 해줘요. 유리에게 할 말도 있어서요.” 박지훈도 성유리가 전화기를 켜서 그에게 나는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지금 성유리가 어디에 있는지,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모른다. 그래서 일단은 숨길 수 있는 한 숨길 수밖에 없었다. 박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전화를 끊자마자 밖에서 익숙한 발소리가 들려 고개를 드니 박진우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아직도 성유리의 행방을 못 찾았어요? 정말로 사고가 난 거예요?” 안으로 들어온 박진우는 박지훈의 맞은편에 앉아 어두운 표정으로 박지훈을 바라보았다. 이상함을 알아차린 박지훈이 한마디 했다. “너는 어떻게 알았는데?” “성유리가 걱정되어서 작은아버지에게 전화를 했지만 연결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안정 그룹에 갔더니 정 비서가 말해줬어요...” 박진우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도대체 누가 성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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