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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박진우는 사람들 속에 서 있었지만 워낙 키가 컸기에 성유리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박진우는 레드 와인 한 잔을 손에 든 채 테이블 한쪽에 기대어 서 있었다. 하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성유리는 박진우를 잠깐 바라본 후 시선을 돌렸다. 중간에 성유리가 잠시 화장실로 가겠다고 했다. 박지훈은 다른 기업가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에 함께 갈 수 없었다. 손을 씻고 나오던 성유리는 익숙한 그림자를 보고 살짝 멈칫했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박진우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성유리의 손을 잡았다. 힘껏 버둥거리던 성유리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박진우를 향해 말했다. “무슨 짓이에요?” 박진우가 하도 힘이 세서 쉽게 떨쳐버릴 수 없었다. 쾅. 성유리를 옆의 비상구로 끌고 간 박진우는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질 정도로 문을 세게 닫았다. 성유리를 문에 밀어붙인 채 뚫어져라 그녀를 바라보는 박진우는 눈빛이 유난히 차갑고 음침했다. “무슨 뜻이야? 두 사람 이제 곧 결혼해? 그래서 작은아버지가 이제는 당당하게 너를 데리고 나오는 거야?” 성유리는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다. “일단 이것부터 좀 놔요!” 박진우가 손목을 너무 세게 잡고 있어 밀려오는 고통에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린 성유리는 온몸으로 박진우의 접근을 거부하고 있었다. “묻잖아, 두 사람 곧 청첩장 돌릴 거냐고!” 남자의 화난 눈빛에 버둥거리던 행동을 멈춘 성유리는 싸늘한 눈빛으로 박진우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요. 청첩장 돌릴 거면 첫 번째로 박진우 씨에게 보낼 테니까. 제일 마지막으로 보내진 않을 테니까.” 이 말에 화나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박진우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눈빛으로 성유리를 한동안 바라봤다. “이거 놔요!” 박진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성유리는 다시 버둥거렸다. 그러자 박진우는 성유리의 허리를 잡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정말 작은아버지와 결혼할 생각이야?” “내 남자친구야, 우리 사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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