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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지금 우리 둘이 이혼 얘기 중이잖아요. 그게 작은 아버님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성유리의 질문에 박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가 앉아있는 소파로 향했다. 두 팔은 소파 등받이에 걸치고 한쪽 무릎은 소파에 올려 앉은 그는 순식간에 성유리를 품에 안았다. 가까워진 거리에 불쾌해진 성유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갑자기 다가와서 뭐 하자는 거예요?” “둘이 이렇게 안고 있었다며?” 갑자기 낮아진 남자의 목소리에 성유리의 표정은 점점 더 굳어져 갔다. ‘대체 어디까지 본 거야.’ “정말 나한테 사람이라도 붙인 거예요?” “내가 묻는 말에 먼저 대답해. 작은아버지랑은 왜 가깝게 지내는 거야?” 박진우는 성유리의 턱을 잡아 올려 그녀와 눈을 맞추며 물었다. “내가 계단에서 넘어질 뻔해서 대표님이 잡아주신 것뿐이에요. 그게 어떻게 안아준 거예요?” 성유리는 박진우의 손을 뿌리치며 그를 향해 코웃음 쳤다. “다음에는 똑바로 좀 보라고 해요. 나한테 이러는 건 괜찮지만 작은아버님이 알게 되시면 가만있지 않으실 것 같아서요.” 다른 사람이 자신을 모함하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박지훈임을 박진우도 알고 있었기에 성유리의 말에 그의 동공이 살짝 흔들렸다. 그때 성유리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박진우도 따라서 몸을 일으켰다. “사인을 정 하기 싫다면 나도 기다려줄게요. 하지만 오늘부로 우리의 혼인 관계는 끝난 거에요. 앞으로 서로의 생활에 관여하지 말죠 우리. 나한테 붙인 사람한테도 꼭 전해요.” 낮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의 눈빛에는 한기가 잔뜩 서려 있었다. 그녀가 몸을 돌려 나가려던 찰나, 박진우가 또 그녀의 팔목을 잡아 왔다. “네가 정말 작은아버지한테 마음이 있다면 나한테 들키지 않게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박진우의 말에 성유리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저런 생각은 해본 적도 없지만 그의 말을 들어보니 박지훈도 괜찮은 선택인 것 같았다. 그리고 바람은 박진우가 먼저 피운 것이니 성유리는 더 거리낄 것도 없었다. “이미 이혼한 사이에 뭐 그런 것까지 신경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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