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1화
말이 끝나자, 박지훈의 눈빛에도 옅은 걱정이 스쳤다.
자신의 상태가 정말 그렇게 심각한 걸까?
정말로 기억에 문제가 생긴 걸까?
성유리는 차를 몰고 병원으로 향하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훈 씨, 혹시 예전에 교통사고 당한 적 있다는 거 알아요?”
박지훈이 고개를 홱 돌리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내가 예전에 교통사고를 당했다고요?”
그 말을 들은 성유리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박지훈도 마침 고개를 돌려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그녀의 눈에 떠오른 놀람을 바로 알아챘다. 그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
“왜 그래? 나 정말 사고가 있었던 거야?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데? 왜 난 전혀 기억이 없지?”
성유리는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가 사고를 당했다는 건 박진우가 직접 말해줬던 일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절대 착각할 리가 없었다.
남은 가능성은 단 하나였다. 박지훈의 기억에 정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성유리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그녀는 그동안 수많은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를 봐왔지만, 사고가 수년이 지난 후에 기억 혼란이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단,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경우는 두 가지뿐이었다.
하나는 큰 자극을 받았을 때, 또 하나는 과도한 두뇌 피로일 때.
최근 배가은과 관련된 일들이 막 끝난 참이었다.
혹시 그 사건이 박지훈에게 심리적인 충격으로 남아서, 그 후유증이 다시 나타난 건 아닐까.
확실한 건 단 한 가지였다. 박지훈의 기억력에는 분명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이다.
옆에 앉은 박지훈은 그녀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다시 고개를 돌려 궁금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왜 말이 없어?”
성유리는 그의 시선을 느끼고 잠깐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그리고 담담하게 말했다.
“운전 중이에요. 병원 가서 이야기해요.”
박지훈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성유리의 태도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느꼈다.
그의 눈빛을 향하는 그녀의 시선이 낯설었다.
정말 그녀가 말한 대로 자신의 기억에 문제가 생긴 걸까?
그 생각이 머릿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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