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7화
성유리는 눈앞의 남자를 똑똑히 확인하는 순간 눈시울이 금세 붉어졌다.
그녀는 여전히 의자에 묶인 채 몸을 움직일 수 없었고 입에는 아직도 걸레가 물려 있었다.
박지훈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분노에 휩싸였다.
“심규찬! 죽고 싶은 거야?!”
“그래, 맞아.”
심규찬은 피하지도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청혼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죽고 싶더라...”
박지훈은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앞으로 나아가 그의 옷깃을 거칠게 움켜쥐고 옆으로 세차게 내던졌다.
퍽.
주먹이 내리꽂히는 순간 심규찬은 고통에 얼굴을 찌푸렸다.
박지훈은 전력을 다해 그를 내리쳤다. 지난번보다 훨씬 더 강하고 거칠었다.
정영준이 재빨리 다가와 성유리의 입에 있던 걸레를 빼내고 묶여 있던 밧줄을 풀어주었다.
성유리는 긴장으로 조여 있던 숨을 그제야 내쉬었다.
방금 심규찬은 분명 그녀 앞 바닥에 불을 붙였지만, 불길이 번지는 순간 돌연 후회한 듯 그녀를 끌어안고 옆으로 피했다.
결국 그는 진심으로 죽으려던 것이 아니라 순간적인 절망감과 충동에 휘말려 이런 극단적인 짓을 벌인 것이었다.
그러나 불길은 순식간에 번져 나갔고 만약 지금처럼 사람들이 서둘러 불을 끄지 않았다면 정말 대참사가 벌어졌을 터였다.
박지훈의 주먹이 멈췄을 때, 심규찬은 이미 바닥에 쓰러져 거의 숨이 끊어질 듯한 상태였다.
박지훈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명령했다.
“지금 당장 경찰 불러서 이놈을 체포하게 해. 그리고 문 앞에 사람을 세워, 한 발짝도 못 나가게 지켜.”
“네, 알겠습니다.”
정영준은 곧장 대답하고 급히 휴대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걸었다.
박지훈은 성유리를 품에 안아 들었다. 그의 걸음은 단호했고 눈빛에는 깊은 안타까움이 깃들어 있었다.
그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유리야, 괜찮아?”
그 말을 듣자 성유리는 끝내 애써 참고 있던 눈물을 터트렸다. 마치 끊어진 진주목걸이처럼 눈물이 그의 가슴팍 위로 주르륵 흘러내렸다.
성유리는 그의 품에 얼굴을 묻고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박지훈의 눈빛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