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그 말을 들은 박지훈은 웃음을 흘리며 손가락으로 문을 가리켰다.
“방금 나간 건...”
성유리의 대답을 기다리는 건지 그는 말끝을 흐렸다.
“병원에 한의사는 좀 더 필요할 것 같아서요. 내가 없을 때 대신 병원에서 진료 봐줄 수도 있고 해서 뽑았어요. 의술도 출중해서 내일부터 나오라고 했어요.”
말이 끝나자마자 다가오는 박지훈에 성유리는 뒷걸음질을 치며 물었다.
“왜 그러세요?”
“보니까 꽤나 잘생겼던데, 진짜 진료 봐달라고 뽑은 거야?”
손을 카운터에 올린 그는 아까보다 더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질문에 당황하던 성유리는 이내 웃으며 답했다.
“외모만 보고 사람 판단하면 안 되죠. 능력도 뛰어나고 진료 볼 때는 마스크 끼고 있으니까 얼굴도 안 보이잖아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유리 씨는 알잖아.”
낮은 음성과 감정 없는 표정, 그런 얼굴을 하고 내뱉는 말들을 도통 이해할 수 없었던 성유리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제 눈엔 대표님이 더 잘생겼는데요?”
성유리의 말이 끝나자 박지훈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걸 용케도 보아낸 성유리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특히 웃을 때는 더 잘생겼어요.”
부끄러운지 박지훈은 헛기침을 하며 카운터에 올렸던 손을 내렸다.
그렇게 성유리를 등지고서야 입꼬리를 올린 박지훈이었다.
“방금 한 말 내 조카가 들으면 꽤나 질투할 거야.”
그 말에 냉소를 흘린 성유리는 허리를 숙여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상자를 주었다.
“박진우 마음에 저는 없어요. 대표님이 과대평가하시는 거예요. 막말로 제가 밖에서 다른 남자랑 키스한대도 박진우는 눈 하나 깜짝 안 할 걸요.”
그녀의 말에 박지훈은 고개를 돌리며 성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래?”
성유리는 바닥에 떨어진 상자 조각들을 쓰레기통에 버리며 담담히 대꾸했다.
“하지만 제가 그런 짓을 할 사람은 아니라서...”
“설마 해보고 싶은 거야?”
위로 살짝 올라간 눈꼬리에 장난기가 가득해서 성유리는 그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켜냈다.
그 순간 자신이 박지훈과 뜨거운 키스를 하는 장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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