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2화

박지훈과 성유리가 함께 차에서 내렸을 때 박진우는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이미 안으로 들어간 것 같았다. 성유리가 거실에 들어섰을 때 박철용과 진은주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진은주가 먼저 한마디 했다. “도련님, 유리한테 청혼했다면서요? 정말이에요?” 박지훈은 주저 없이 대답했다. “이미 소문까지 다 들은 것 같은데 그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까지 의심할 필요가 있나요?” 순간 할 말을 잃은 진은주는 어두운 눈빛으로 성유리를 바라봤다. 정말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며느리에서 동서가 되다니...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그야말로 좋은 웃음거리가 될 일이었다. 박진우는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박철용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할아버지도 허락하신 거예요?” 고개를 들어 박진우를 바라보던 박철용은 한참 침묵하다가 조용히 말했다. “응.” 화가 난 박진우는 저도 모르게 허벅지 위에 올려놓았던 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오늘 아침 할아버지가 전화에서 집에 식사하러 오라고 했을 때 박지훈과 성유리가 돌아올 거라고 짐작했다. 그래서 이 자리에서 이 일에 대해 확실히 따지고 싶었다. “성유리는 원래 내 전처였어요. 작은아버지하고 결혼한 게 우리 가족 내부적으로 의견이 없다고 해도 밖으로 퍼지면 사람들이 비웃지 않겠어요?” 안색이 잔뜩 어두워진 박진우는 온몸으로 싸늘한 기운을 풍겼다. “비웃긴 뭘 비웃는데?” 박지훈은 눈을 치켜뜨며 박진우를 노려보았다. “나는 너희 두 사람이 이혼한 후에 정식으로 사귀기 시작했어. 지금 너랑 유리는 이미 완전히 끝난 사이야. 누가 감히 나 박지훈 여자의 뒷담화를 하는데?” “작은아버지 앞에서야 감히 못 하겠죠. 하지만 뒤에서 얼마나 많은 소문이 돌고 있는지 알아요?” 박진우 편인 진은주도 잔뜩 화가나 엄숙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그러자 성유리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꼬듯 웃었다. “뒤에서 누가 어떻게 말하든 어차피 내 귀에까지 들어온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나 원래 다른 사람 말 같은 거 신경 안 써요. 우리는 사랑해서 결혼하는 거니까.”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