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9화
그 시각, 박지훈이 책상 위에 두었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그는 고개를 숙여 화면을 확인한 뒤 성훈을 향해 손을 가볍게 흔들었다.
“너 먼저 나가 있어.”
성훈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방을 나갔다.
박지훈은 전화를 받은 후에도 성훈이 방금 했던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 여자가 감히 내 사람한테 손을 댔다고?’
정말 가만두면 안 되는 인간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 난 뒤, 그는 하루 종일 마음이 어지럽고 가라앉질 않았다. 아무리 해도 감정이 진정되지 않았다.
겨우 저녁까지 버틴 그는 곧장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마당에 앉아 있는 익숙한 실루엣.
성유리는 아이와 함께 숙제를 하고 있었고 꽤 집중한 모습이었다.
박지훈은 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가 바로 뒤에 도착했을 때야 성유리는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홱 돌렸다. 그리고 곧장 눈앞에 선 남자의 얼굴을 확인했다. 바로 박지훈이었다.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
성유리는 궁금한 눈빛으로 물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박지훈은 시선을 그녀의 얼굴에 고정했다.
화장을 두껍게 했지만, 뺨에 남은 붉은 자국은 여전히 선명했다. 분명히 파운데이션으로 가렸는데도 손자국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성유리는 그가 자신의 얼굴을 유심히 보는 걸 느끼고 본능적으로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
그러나 바로 그때, 박지훈이 갑자기 뼈마디가 도드라진 손으로 그녀의 팔을 확 잡아당겼다.
“왜 이래요? 아림이랑 숙제해야 한단 말이에요!”
“들어가자. 중요한 얘기가 있어.”
박지훈의 말투는 굉장히 단호했고 그는 성유리의 손을 이끌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이 거실에 들어서자, 박지훈은 그녀를 다실로 데려가 문을 쾅 닫아버렸다.
그는 갑자기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며 진지한 눈빛으로 물었다.
“아프지 않았어?”
그 말에 성유리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성훈 씨한테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설마 성훈 씨가 말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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