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화
정영준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저에게 맡기세요.”
성유리는 아직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정영준이 장기영을 치료실로 끌고 가는 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성유리 씨, 진료실 좀 빌립시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정영준은 치료실의 문을 안쪽에서 잠갔다.
쾅!
문이 닫히는 소리가 뚜렷하게 들리자 병원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 소리에 집중했지만 아무도 그가 무슨 일을 벌일지 알지 못했다.
그때, 치료실 안에서 장기영의 비명이 들려왔고 그제야 성유리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니면 그냥 경찰에 신고할까요? 저 사람 원래 알레르기가 있어서 방금까지 휴식을 취하다 일어났어요. 지금 때리면 큰일 날 수 있습니다.”
성유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박지훈을 보며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진미연도 말을 덧붙였다.
“네. 차라리 경찰에 신고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더 이상 일 키우지 마시고.”
박지훈은 그 시각, 진료실 의자에 앉아 여유롭게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마치 리듬처럼 반복되었기에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숨을 죽이며 그 소리에 집중했다.
잠시 후, 박지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적을 용서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가혹한 일이다.”
그 말이 끝난 후, 박지훈은 고개를 들어 불안한 기색이 역력한 성유리와 눈을 마주쳤다.
성유리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박지훈이 다시 말했다.
“진미연 씨도 말했잖아요, 유리 씨 의술은 경성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설령 때리더라도 유리 씨 실력으로는 다 살릴 수 있을 거라고.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진무열은 속으로 무언가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침묵을 유지했다.
계속 저런 식으로 때린다면 성유리가 아니라 신이 내려와도 사람을 살릴 수는 없을 텐데 말이다.
“다시 한번 묻는다. 당장 대답해!”
그때, 치료실 안에서 매우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고 깜짝 놀란 성유리는 고개를 돌려 보았다.
치료실의 유리창은 흐릿한 질감이었기에 내부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정확히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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