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일이 안정된 뒤, 고민석은 허민아에게 아이슬란드에서 오로라를 보자고 제안했다.
그들은 곧 여행을 떠났다. 아이슬란드의 밤하늘에 찬란한 오로라가 흐르듯 펼쳐졌다. 빛의 띠들이 서로 얽히며 끊임없이 변화했다.
허민아는 두툼한 패딩을 여미고 얼어붙은 호수 한가운데 서 있었다. 입김이 하얗게 피어올라 눈앞의 빛과 하나로 섞였다.
“춥지 않아요?”
고민석이 뒤에서 다가와 캐시미어 목도리를 그녀의 목에 둘러주었다. 손끝에는 딱 알맞은 온기가 담겨 있었다.
허민아는 고개를 저었다. 시선은 끝까지 하늘에서 춤추는 오로라를 따라가며 말했다.
“정말 이렇게 아름다운 빛이 있는 줄 몰랐어요.”
“민아 씨 그림보다도요?”
고민석은 웃으며 장난스럽게 물었다.
“다른 아름다움이에요.”
그녀는 웃으며 돌아서 그의 부드러운 눈빛과 마주했다.
“그림 속은 상상이지만 지금 눈앞의 건 현실이잖아요. 고마워요. 민석 씨.”
고민석은 미소 지으며 그녀의 손을 잡고 근처의 작은 통나무집으로 이끌었다. 집 앞에는 장작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고, 처마에 달린 풍경이 바람에 딸랑거리며 울렸다. 마치 누군가 일부러 준비해 둔 것처럼 말이다.
“눈 감아요.”
그가 신비롭게 속삭였다. 허민아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서늘한 공기 속에서 속눈썹이 가볍게 떨렸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숨을 멈췄다. 통나무집 앞 눈밭 위에 형광 석으로 만든 한 마리의 나비가 있었다. 날개 무늬는 그녀의 전시작 <탈바꿈>과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그 나비의 중심에서, 고민석이 한쪽 무릎을 꿇고 있었는데 손에는 벨벳 상자가 들려 있었다. 상자 속 반지는 특별했는데 정점의 사파이어가 눈부시게 빛났다.
허민아는 자신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소리를 들었다.
“이건 제가 직접 디자인했어요.”
고민석의 목소리에는 처음으로 알아차릴 수 있는 긴장이 담겨 있었다.
“민아 씨에게 주려고 정말 오랫동안 준비했어요.”
그는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빛은 오로라보다도 깊고 따뜻했다.
“화랑에서 처음 봤을 때, 찢어진 스케치를 멍하니 바라보던 민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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