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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마치 억울하게 당하고도 어디 하소연할 데 없는 사람처럼 문지후의 표정은 그렇게 보였다. 하지만 소유나는 그저 기분 탓이라며 애써 넘겼다. 그녀가 문을 닫으려는 순간, 문지후의 손이 문을 막아섰다. 닫히려던 문이 다시 벌어졌고 소유나는 그를 막을 힘이 없었다. 문지후는 천천히 그러나 단호하게 방 안으로 들어섰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소유나는 문 앞을 막아서며 그를 노려봤다. “들어오지 말라면... 방금 네 옆에 있던 남자한테 직접 가볼까?” 문지후의 목소리는 싸늘하게 내려앉았다. 소유나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는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안으로 들어왔다. 겉옷을 벗어 소파에 툭 던지고 셔츠의 단추를 느슨하게 풀며 테이블 위에 놓인 생수를 집어 들었다. 병뚜껑을 열어 단숨에 들이켰고 텅 빈 병은 그의 손아귀에서 형체가 일그러졌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소유나는 천천히 문을 닫았다. 문지후의 억눌린 감정이 방 안을 천천히 잠식해 오는 듯해 괜히 숨이 막혔다. 더는 말이 필요 없었다. 그녀는 옷을 챙겨 욕실로 향했다. 온몸에 쌓인 피로를 씻어내고 싶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문지후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그 눈으로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소유나는 알고 있었다. 그가 자신에게 손댈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사랑 없는 결혼, 마음 없는 부부라 같은 공간에 있어도 위태로울 건 없었다. 소유나는 그가 없는 것처럼 조용히 침대 곁으로 가 이불을 들추고 몸을 뉘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등을 돌리고, 눈을 감았다. 넓은 방 안, 공기는 점점 무겁고 답답하게 내려앉았다. 그 모든 이유는 문지후 때문이었다. 그때, 테이블 위에 둔 핸드폰 화면이 조용히 빛을 발했다. 현수혁이었다. 이미 몇 번이나 메시지가 와 있었다. [괜찮아?] [어디야?] [연락 좀 줘.] 소유나는 그제야 핸드폰을 들어 답장을 하려 했으나 이번엔 전화가 걸려왔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 현수혁의 목소리가 곧장 들려왔다. “무슨 일 있는 줄 알았잖아. 왜 연락이 없어.” 안도의 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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