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화
문지후는 그녀의 인기척에 천천히 돌아섰다.
소유나는 침대에 앉은 채 조용히 그를 바라봤다.
‘도대체 왜 이 남자는 매번 이런 식일까?’
마치 무슨 깊은 감정이라도 남아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소유나는 더 이상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 이불을 걷고 일어났다.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으려 욕실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나오자 문지후가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
“회사까지 데려다줄게.”
“...굳이요?”
소유나는 노트북과 가방을 챙기며 차갑게 되물었다.
문지후는 대답 대신 먼저 문을 열며 그녀를 바라봤다.
그 눈빛엔 오늘만큼은 어떻게든 따라가겠다는 의지가 선명히 담겨 있었다.
소유나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문지후가 가든 말든 그녀는 앞장서 걸었다.
택시를 잡아탔고 문지후도 자연스럽게 그녀 옆자리에 앉았다. 가는 내내 두 사람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오웍스 앞에 도착하자 소유나는 먼저 내렸다.
윤세율의 차는 보이지 않았다.
회사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무것도 모르는 동료들이 반갑게 그녀를 맞았다.
“어제 왜 안 오셨어요?”
소유나는 무심하게 되물었다.
“윤세율 씨는요?”
“안 오셨어요.”
소유나는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문지후는 회사 입구에 서 있었지만 안으로 들어올 생각은 없어 보였다.
그녀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안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 안, 괜히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문지후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자리에 앉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부장의 전화가 걸려왔다.
“지금 바로 구룡시로 돌아와. 비행기표 끊어.”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요.”
소유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회장님 지시야. 오웍스랑 계약 안 한대.”
“왜요?”
“나도 몰라. 아무튼 오늘 안으로 복귀해.”
뚝, 전화를 끊어버렸다.
소유나는 멍하니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그때, 오웍스의 담당자가 그녀를 찾아왔다.
“무슨 일이에요? 갑자기 계약 안 한다고 연락이 와서요.”
소유나는 고개를 저었다.
속으로는 어쩐지 윤세율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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