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1화

머릿속에 문득 생각 하나가 스쳤을 때 군중 사이에서 갑작스러운 소란이 일었다. 소유나가 처음 선택했던 피부 하얀 남자 모델이 힘없이 휘청이더니 그대로 쓰러졌고 옆 사람이 놀라 급히 그를 부축했다. “저 사람 기절했어요!” 소유나는 순간 얼굴이 굳었다. ‘...뭐야, 왜 저 사람이 쓰러져? 쓰러질 거면 내가 먼저였어야지. 이건 내 타이밍이었는데.’ 문지후는 쓰러진 남자를 힐끔 보며 눈빛을 차갑게 식혔다. 그리고 낮고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했다. “계속 놀 거야?” 소유나는 숨을 삼키며 속으로 투덜거렸다. ‘사람 하나를 기절시켜놓고 무슨 놀이를 계속해...’ 문지후는 그녀가 더 이상 놀 생각이 없다는 걸 알아채곤 조용히 말했다. “진 비서, 계산해.” 진우가 일어서 계산을 마무리했고 매니저는 쓰러진 모델을 조심스럽게 데리고 나갔다. 문지후가 앞장서서 걸었고 소유나는 조용히 그 뒤를 따랐다. 마치 놀다 들킨 학생처럼 고개를 숙인 채 눈길도 들지 못한 채였다. 사실 그녀는 그렇게 주눅들 필요 없었다. 문지후가 놀자고 하면 그녀는 그저 잘 놀아주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진우가 차를 몰고 도착하자 문지후가 멈춰 섰다. 소유나는 생각 없이 따라가다 그의 등에 거의 부딪힐 뻔했다. “집에 가기 싫어?” 문지후가 그녀의 굳은 표정을 보고 물었다. 소유나는 눈을 들어 단호히 대답했다. “싫어요. 이렇게 많은 모델들 중에 아직 절반도 못 봤는걸요.” 문지후는 짧게 웃음을 흘렸다. “허...” “그럼 집에 가서 놀래?” 그가 흘리듯 말했다. 소유나는 입꼬리를 내리며 대꾸했다. “제가 고른 사람이 쓰러졌는데 무슨 놀이가 가능하겠어요?” 문지후는 그녀가 고른 남자 모델을 떠올렸다. 깔끔하고 정제된 이미지에 외모도 수준급이었다. “바꿔도 돼. 컨디션이 안 좋았나 봐.” 그는 조용히 차 뒷좌석 문을 열었다. “집에 갈래? 아니면 계속할래?” 소유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차에 올라탔다. “내일 다시 올 거예요.” 문지후는 콧방귀를 뀌며 그녀 옆자리에 앉았다. 차가 출발하고 문지후는 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