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화
소유나는 입을 삐죽이며 투덜거렸다.
“당신 밑에서 일하는 것도 의외로 괜찮네요.”
문지후가 슬쩍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이참에 그만두고 나랑 같이 일할래?”
그의 말투는 가볍지만 눈빛만큼은 진지했다.
소유나는 망설임 없이 단칼에 잘랐다.
“싫어요.”
“왜?”
문지후가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다.
소유나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대꾸했다.
“너무 가까이 있으면 질릴 것 같아서요. 멀리서 볼 때가 더 좋아요.”
...
집에 도착하자 소유나는 신발을 바꿔 신으며 집 안으로 빨리 들어갔다.
문지후는 뒤에서 문을 닫고 따라왔다.
짐을 정리하자마자 옷을 챙겨 욕실로 향하는 그녀의 뒤를 그의 실루엣도 따라갔다.
“뭐 하는 거예요?”
소유나는 문을 닫으려 했지만 문지후는 조용히 입구를 막았다.
그의 시선이 소유나의 얼굴 전체를 천천히 훑었다.
그는 목이 바짝 마른 듯 목을 삼키고 낮고 섹시한 목소리로 말했다.
“옆에 가서 씻을 거야.”
소유나의 얼굴은 순식간에 달아올랐고 그 심장을 움켜쥔 듯한 떨림이 전해졌다.
무언의 의미까지 이해된 순간 그녀는 재빠르게 그에게서 공간을 만들며 문을 세게 닫았다.
욕실에서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든 부위를 꼼꼼히 씻었다.
어딘가 더러운 것이 남을까 봐 손끝까지 경계하며 30분 가까이 샤워를 했다.
마침내 얼굴을 톡톡 두드리고 숨을 고른 후에야 욕실 문을 열었다.
문지후는 침실에 없었다.
그가 남긴 말이 떠올라 얼굴이 여전히 붉었고 심장이 빨리 뛰었다. 소유나는 머리를 정돈하고 향기를 확인하듯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러고야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 누워 문 앞을 바라보며 기다렸다.
‘남자가 씻는 데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였나...?’
10분, 15분이 지나도 문지후는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걱정이 된 소유나는 살며시 문을 열었다.
문지후는 목욕 가운을 입고 부엌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다.
두 사람의 눈빛이 마주치는 순간, 공기마저 달라졌다.
소유나는 입술을 꼭 다물고 촉촉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문지후는 물컵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한 걸음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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