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화
소유나는 테이블 석에 앉아 허진서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상식대로라면 허진서는 궁금증을 못 이겨 왜 이혼을 생각하게 됐냐며 꼬치꼬치 캐물어야 했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 보아도 아무런 답장이 돌아오지 않았다.
소유나가 다시 허진서에게 한마디 더 하려던 참이었다. 맡아줄 생각 없으면 그저 못들은 걸로 해달라고 보내고 싶었다.
[문지후랑 이혼하려고요?]
허진서에게서 답장이 왔다.
[네.]
소유나에게 남편이라고는 문지후 한 명뿐이었다.
‘당연히 문지후랑 이혼하려고 하겠지, 누구랑 하겠어?’
소유나는 허진서의 대화창이 입력 중으로 뜨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곧이어 답장이 돌아왔다.
[요구 조건은 뭔데요?]
소유나는 그 말뜻을 단번에 이해했다.
수많은 이혼 소송에서 다루는 문제는 결국 재산 문제와 자녀 양육권 문제였다.
둘 사이에는 자녀가 없었으니 소송을 한다면 나눠야 할 것은 재산이었다.
[이혼이요.]
소유나는 문지후의 재산을 탐낼 생각이 없었다. 남의 재산까지 탐낼 만큼 독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냥 이혼이에요?]
[네. 더는 부부로 살고 싶지 않아요.]
소유나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동안에도 허진서에게서 답장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허진서와 문지후가 같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고, 그녀가 보낸 모든 메시지가 실시간으로 문지후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것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유나 씨 진짜 이혼할 생각인가 본데? 원하는 게 아무것도 없어. 그냥 너랑 이혼만 하고 싶대.”
허진서는 휴대폰을 들어 문지후의 눈앞까지 들이밀며 말했다.
“이것 좀 봐. 엄청 단호하잖아. 이걸 내가 받아야 해, 말아야 해?”
문지후는 소유나와 허진서의 대화 내용을 가만히 훑어보았다. 몇 글자 안 되는 메시지에서도 그녀의 차가운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다.
“내 변호사는 너잖아.”
문지후가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어디 있는지 물어봐.”
허진서는 입술을 삐죽이며 대답했다.
“내가 그걸 왜 물어봐 줘. 괜찮은 변호사 하나 소개해줘야지.”
그 말에 문지후가 미간을 한껏 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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