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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소유나는 창문에 몸을 기댄 채 바닷바람을 느꼈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분명 행복 지수가 높을 거예요.” “여기서 살고 싶어?” 문지후가 물었다. “아니요.” 소유나는 현실과 상상을 분명히 구분할 줄 알았다. 이런 삶은 상상 속에서는 가능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그녀는 여전히 사람을 잡아먹고 뼈조차 남기지 않는 세상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그 속에서 조금이라도 편안하고 자유롭게 살려고 발버둥 치는 것뿐이다. 이런 한가롭고 단순한 나날은 경제적 뒷받침이 없으면 오래 갈 수 없기에 잠시 누려 보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차는 한참을 달리다 멈춰 섰고 호텔 근처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이곳엔 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작은 탁자를 내놓아 술과 고기를 즐기고 있는 캠핑장이었다. “여기 와서 남들이 먹는 거 구경하라고요?” 차에서 내린 소유나는 사람들을 보며 부러움 섞인 눈길을 보냈다. 그리고 아무 준비도 없는 문지후와 자신이 이곳에서 뭘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 순간, 문지후가 트렁크를 열고 짐을 꺼냈고 소유나는 무심코 다가갔다가 눈을 크게 떴다. 텐트와 바비큐 그릴, 주스와 음료, 심지어 따뜻한 물까지 갖춰져 있어 없는 게 없었다. “넌 그냥 놀고 있어. 다 되면 부를게.” 문지후는 아이 달래듯 부드럽게 말하며 텐트 설치에 나섰다. 소유나는 사실 자리를 뜨고 싶었지만 이곳은 낯선 땅이었기에 안전하다는 확신이 없었다. 결국, 여기서 남기로 마음먹었고 문지후는 팔을 걷어붙이고 설명서도 보지 않은 채 능숙하게 텐트를 세워 갔다. 소유나는 바닥에 떨어진 설명서를 집어 들었지만 글자만 봐도 머리가 아팠다. 그러나 고개를 들어 보니 설명서를 보지도 않은 문지후가 이미 틀을 잡아내고 있었다. 소유나는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고정했다. 작은 부분을 하나씩 해결할 때마다 무심코 놀랐고 얼마 후, 텐트가 완성됐을 때는 눈빛마저 반짝였다. 손재주 좋은 남자는 여자에게 존경 받는 말, 소유나 역시 조금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문지후는 이번엔 차 뒷좌석에서 커다란 포장을 꺼냈다. 그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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