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화
푸짐하게 먹고 마신 뒤, 두 사람은 한동안 조용히 고요함을 즐겼다.
문지후는 옆에 앉아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해가 저물자 누군가 장작불을 피웠고 사람들은 그 불가에 둘러앉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아까 문지후와 대화를 나눴던 남자가 다가와 함께하자며 초대했다.
문지후는 소유나를 한번 바라보았다.
사실 소유나는 가고 싶었지만 사람들과 환경이 낯설어 조금 머뭇거렸다.
곧, 문지후가 먼저 손을 내밀어 그녀를 이끌었고 함께 불 주변에 앉으니 환한 미소로 맞아 주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노래와 웃음소리 속에서 누군가는 춤을 추기 시작했고 불빛 아래 모인 사람들은 모두가 자유롭고 편안했다.
그 분위기에 소유나도 점점 물들어 갔고 이내 누군가 그녀를 문지후 곁에서 끌어내 불가로 데려갔다.
순간, 소유나는 웃으며 사람들과 함께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춤을 추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문지후의 시선이 그녀에게 한참 동안 머물렀다.
소유나 얼굴에 번지는 환한 미소가 문지후에게는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만족과 안도감을 안겨주었다.
이윽고 밤이 깊어지자 불빛은 점차 잦아들었다.
사람들은 제각기 텐트로 돌아가거나 손을 잡고 산책을 나섰다.
소유나는 들뜬 마음에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동시에 조금은 피곤했다.
“더 걸을래, 아니면 씻고 쉴래?”
문지후가 물었다.
마음은 걷고 싶었지만 몸은 확실히 지쳐 있었다.
문지후는 마치 소유나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허리를 숙여 그녀 앞에 앉더니 다시 말했다.
“업혀.”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앞에 등대가 있어. 보여 줄게.”
소유나는 황당하다는 듯 웃으며 옆으로 피해 갔다.
“제가 알아서 걸을 수 있어요.”
문지후는 억지로 강요하는 대신 조용히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소유나도 그 손길을 흘긋 보았을 뿐 굳이 뿌리치지 않았다.
오늘은 정말 즐거웠지만 그 모든 즐거움에는 문지후의 노력이 깃들어 있었다.
순간순간, 마치 신혼여행을 온 부부처럼 착각할 정도였다.
행복은 언제나 사람을 현실의 문제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했다.
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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