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8화
문지후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한 남자가 자기 친구 쪽을 가리키며 뭐라 빠르게 말했다.
소유나는 그들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들의 시선이 자기 쪽을 슬쩍슬쩍 훑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멀찍이 떨어져 있어도 알 수 있었다.
속도는 빠르고 발음도 불분명해서 소유나는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지만 문지후의 안색은 금세 굳어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보였던 여유는 사라지고 묘하게 차가운 기운이 번졌다.
남자는 마지막에 두 손을 벌리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웃고는 어깨를 으쓱하며 물러났다.
이내 자기 무리로 돌아가 말을 이어갔고 그제야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전처럼 따뜻하지 않고 낯설고 미묘하게 차가운 기색이 섞여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문지후가 돌아오자마자 소유나는 물었다.
“밥 먹고 바로 떠나자.”
그는 이미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소유나는 도통 영문을 몰랐지만 애초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기에 얼른 일어나 문지후를 도왔다.
문지후는 말없이 모든 걸 차에 싣고 그녀를 태운 뒤 곧장 그곳을 빠져나왔다.
멀리 벗어나고 나서도 소유나는 여전히 궁금했다.
“그 사람이 뭐라고 했는데요?”
문지후는 잠시 운전대를 잡은 채 묵묵히 있다가 물었다.
“정말 듣고 싶어?”
그의 표정은 아까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딱딱했다.
소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파트너 교환.”
“네?”
“여행에서 서로 짝을 바꿔가며 쾌락을 즐기는 거지.”
문지후의 시선은 앞만 보고 있었다.
수유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일이었는데 불과 몇 걸음 옆에서 그런 제안이 오갔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
‘더럽네.’
이토록 노골적이고 위험한 일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래서 이런 곳에 더 있고 싶지 않았다.
“호텔로 가요. 아니, 그냥 돌아가요.”
소유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요. 여기는 너무 불안해요.”
문지후는 그녀의 손을 꽉 잡았지만 바로 대답은 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소유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 장거리 비행은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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