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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하준명.” 허진서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네 그 먼 친척. 소유나 씨 전 남자 친구.” 마침 소유나는 꼬마 아이와 함께 인파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고 문지후는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도 무심히 대꾸했다. “난 걔가 누구와 얽히든 상관없어.” 허진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나 아직도 이해가 안 가. 너랑 백서윤은 대체 진짜로 사귄 거야, 아니면 쇼였어? 만약 아니었다면 왜 그때는 그렇게 정성을 쏟았던 거지? 진짜였다면 어떻게 지금은 미련 하나 없는 거야?” “쓸데없는 소리 할 거면 끊는다.” 문지후는 걸음을 재촉하며 대답했다. “야, 잠깐! 아직 할 말...” 뚝. 그는 그렇게 통화를 끊어버리고 곧장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나갔지만 소유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순간,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고 급히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신호는 가지만 받는 사람은 없었다. 문지후는 등골이 서늘해지고 불안감이 밀려왔다. 바로 그때, 익숙한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문지후는 망설임 없이 달려가 소유나의 손을 낚아챘다. “깜짝이야!” 소유나는 놀라서 뒤돌아보았다. “사람을 그렇게 갑자기 붙잡으면 어떡해요.” “어디 있었어?” 문지후의 숨결은 이미 흐트러져 있었다. “길 잃은 아이가 있어서요. 부모님 찾아주느라 저쪽으로...” 소유나는 앞쪽을 가리켰다. 그곳엔 꼬마를 품에 안은 부부가 고개 숙여 연신 감사 인사를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제야 눈치를 챘다. “설마 제가 길이라도 잃을까 봐 걱정하셨어요? 아니면 낯선 사람한테 속을까 봐?” 문지후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둘 다.” 그의 솔직한 표현에 소유나는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문지후는 그녀의 손을 꼭 붙잡으며 말했다. “내일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자.” “네.” ...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공항 출구에는 진우가 마중 나와 있었다. 짐을 받아 든 그는 자연스럽게 차로 안내했지만 소유나는 고개를 저었다. “저는 택시 타고 갈게요.” “내가 데려다줄게.” 문지후는 강요하지 않았지만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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