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화
문지후는 소유나가 보낸 메시지를 보고 짧게 답장을 보냈다.
[응?]
소유나는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더니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점심 무렵, 문지후가 전화를 걸어왔다.
“아까 그건 뭔데?”
“그냥 물어본 거예요.”
“난 모르는 사람이야.”
“알겠어요.”
통화를 끊고 점심을 먹으러 나가려던 순간, 새 메일 알림이 떴다.
무심코 열어본 소유나의 표정이 단숨에 변했다.
아무런 징조도 없이 해고 통지서가 도착해 있었던 것이다.
“소유나?”
문지후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왔지만 대답이 없자 그는 다시 불렀다.
“지금 좀 바빠서 이따 다시 말할게요.”
서둘러 전화를 끊은 소유나는 메일 내용을 꼼꼼히 다시 읽은 뒤, 곧장 인사팀으로 향했다.
인사팀 매니저는 그녀를 보더니 눈길 한 번만 주고 다시 모니터에 시선을 돌렸다.
“왜 저를 해고하시는 거죠?”
소유나는 감정을 차분히 억눌렀지만 목소리에는 분명한 힘이 실려 있었다.
“윗선에서 결정한 겁니다. 보상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지급될 거예요. 당신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차례대로 통보가 갈 겁니다.”
회사라는 곳이 냉정하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무자비할 줄은 몰랐다.
소유나는 더 이상 따지지 않았고 억울함과 분노를 삼킨 채 조용히 발길을 돌렸다.
회사 정문 앞, 그녀는 두 손을 허리에 얹고 깊게 숨을 내쉬었고 먹먹한 가슴을 억누르며 삼키듯 호흡을 고르려 애썼다.
동료들이 하나둘 점심에서 돌아왔다.
소유나를 보며 무슨 일 있냐고 묻는 이도 있었지만 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곧 소문은 퍼졌다.
첫 해고자가 소유나라니, 그것도 구조조정 얘기가 막 흘러나온 찰나였다.
“이건 말도 안 돼.”
“제일 먼저 해고를 당했다고? 이건 너무 이상한데.”
동료들의 수군거림이 소유나의 등 뒤에서 들려왔다.
그날 오후, 그녀는 묵묵히 업무를 정리하고 짐을 챙겼다.
그때 양나은이 다가왔다.
“그래도 유나 씨는 남편이 대단한 분이잖아요. 굳이 일 안 해도 잘 사는데 저희는 잘리면 바로 다음 일자리 찾아야 돼요.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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