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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소유나는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하나같이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비쌌고 자신이라면 절대 사지 못했을 물건들이었다. “이걸 왜 다 샀어요?” 그녀는 진심으로 이해가 안 됐다.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굳이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을까? “네가 좋아하잖아.” 하지만 문지후는 태연했다. 수십만 원이 아니라 수천만 원, 짜리 포장 박스들을 마치 배달 음식 봉지처럼 가볍게 들고 있었다. 소유나는 입술을 달싹이다가 결국 입을 꾹 닫았다. “좋아한다고 해서 꼭 가져야 하는 건 아니죠.” 그러자 그가 고개를 돌리며 곧장 반박했다. “좋아하는데 왜 안 가져? 갖고 싶으면 가지는 거지.” “갖고 싶다면 가져. 그래야 자기 자신을 인정하는 거야.” 문지후는 소유나의 손을 꼭 잡았다. 그 순간, 소유나는 부의 차이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물론 자신도 집안 형편이 나쁜 건 아니었지만 문지후와는 아예 차원이 달랐다. ‘이런 생각으로 괜히 흥 깨지게 하지 말자.’ 소유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가 사주겠다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좋아하는 걸 소유하게 해주는 건 고마운 일이니까. 잠시 후, 문지후는 소유나를 옆 건물의 명품 가방 매장으로 끌고 들어갔다. 이번엔 소유나는 아예 고개도 들지 않았다. 혹시나 눈길이라도 주면 또 전부 포장해 버릴 게 뻔했으니까. 예상대로 문지후는 손가락으로 몇 개를 가리키며 짧게 말했다. “저거 전부 포장해 주세요.” 소유나는 뭐라 말하려고 입을 열었다가 이내 다물었다. 말해봤자 소용없다는 걸 이제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카드를 긁는 그의 모습은 마치 계산에 중독된 사람처럼 자연스러웠다. 짐이 워낙 많아 매장에 맡겨둘 수도 없어 문지후는 진우를 불렀다. 진우가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은 길가에서 값싼 밀크티를 마시고 있었다. “나 이런 건 안 좋아하는데.” 문지후가 투덜거렸지만 소유나가 억지로 권해 결국 들고 있었다. 그렇게 물건을 모두 진우에게 맡긴 두 사람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에는 고급 매장이 아니라 사람들로 북적이고 서민 냄새가 물씬 풍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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