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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화

차는 굽이진 산길을 올라 결국 신건우와 함께 일출을 보았던 산 정상에 멈춰 섰다. “문지후 씨, 너 진짜 미친 거 아니에요?” 소유나는 그대로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새벽도 아닌 지금, 무슨 일출을 보겠다는 건지 기가 막혔다. 문지후는 차 키를 챙겨 내렸다. 그는 전망대 끝에 서서 멀리 내려다보았지만 눈앞에 펼쳐진 건 환한 아침 해가 아니라 어두운 밤 속 반짝이는 도시 불빛이었다. 여기가 바로 그날, 소유나가 일출 사진을 올렸던 곳이었다. 문지후는 차 앞으로 걸어와 보닛에 몸을 기대었다. “진짜 제정신 아니네.” 소유나는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며 끝까지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초가을의 밤공기, 산 위의 바람은 서늘했다. 소유나는 휴대폰을 꺼내 들어 유연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금세 답장이 돌아왔다. [그건 네 기억에서 다른 남자를 지우려는 거야. 큰일 났다, 너를 사랑하는 거네.] 소유나는 마지막 줄에 시선이 머물렀다. ‘나를 사랑한다고?’ 고개를 들어 바라본 문지후의 뒷모습은 어둠 속에서 묘하게 섹시했다. 사랑이라기보다는 흥미. 그 정도일 거라고 스스로 선을 그었다. 산 위는 적막했기에 가끔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만 들려왔다. 소유나는 시트를 젖히고 누운 채, 창밖으로 문지후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어느새 마음이 가라앉았다. 산 정상에 오르기 두어 굽이 아래, 한 대의 차가 길가에 멈춰 있었다. 백서윤은 그 안에 앉아 있었지만 차마 올라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반나절을 따라붙고도 아직 미련이 남아?” 하준명이 담배를 깊이 빨며 연기를 내뿜더니 옆자리의 백서윤을 흘깃 쳐다보며 비웃듯 말을 던졌다. “그렇게 좋아했으면 그때 왜 버렸어?” 문지후가 병을 선고받았을 때, 여자 친구였던 백서윤은 주저 없이 그를 두고 해외로 떠나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 그 이야기는 당시 업계에 다 퍼졌었다. 백서윤의 안색이 창백해진 채,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하준명은 담뱃재를 창밖에 털며 코웃음을 쳤다. “옛정은 있겠지. 그런데 넌 소유나만큼은 못해. 미안, 난 돌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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