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3화
백서윤이 진짜로 저러는 건지, 아니면 연기인지는 잘 몰라도 소유나는 더 따질 생각이 없었다.
만약 연기라면 더더욱 그런 사람과 억지로 다툴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조용히 운전대를 잡고 산길을 내려왔다.
내내 주변을 살폈지만 수상한 차나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백서윤이 혼자 꾸민 일일 가능성도 없었다.
생각해 보니 이곳에 그녀가 나타난 것 자체가 이상했다.
세상에 우연은 있어도 이렇게 딱 맞춰 떨어지는 우연은 없다.
그것도 하필이면 오늘, 하필이면 산, 하필이면 문지후가 있는 이곳에서 우연히 만날 일은 더 없다.
더구나 진짜 위급하다면 산 아래로 내려가는 게 정상적인 반응이지 굳이 위로 올라오진 않았을 것이다.
결론은 하나였다.
백서윤이 애초에 문지후가 산 위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것.
소유나는 백미러를 흘깃 올려다봤다.
문지후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듯,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산 아래로 내려온 뒤, 소유나가 물었다.
“어디로 갈까요?”
문지후가 옆을 슬쩍 바라보자 백서윤은 여전히 그에게 기대어 있었다.
그녀는 겁에 질린 듯 미동도 없었고 두 사람의 대화를 전혀 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병원으로 가자.”
소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운전했다.
이윽고 병원 앞에 도착하자 소유나는 먼저 내려 뒷좌석 문을 열었다.
그러나 백서윤은 여전히 문지후 어깨에 몸을 기대고 잠에 들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소유나는 비꼬듯 말했다.
“그냥 차 안에서 재워주는 게 낫겠네요. 병원보다 효과 좋을지도 몰라요.”
문지후의 눈빛이 어두워졌지만 소유나는 일부러 상냥한 척 제안했다.
“제가 먼저 부축하고 있을 테니 내려서 업으세요.”
하지만 문지후는 단호했다.
그녀의 제안을 뿌리치고 곧장 백서윤을 밀어내며 어깨를 두드렸다.
“백서윤, 병원 도착했어.”
소유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가 직접 안아 내려줄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은 빗나갔다.
곧, 백서윤이 천천히 눈을 떴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오직 문지후만 바라보았고 소유나는 철저히 무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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