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4화

그녀는 하준명이 찾아온 뒤로 한 번도 그에게 정말 사심에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사업가의 이익에 의해 그렇게 한 것인지 물어보지 않았다. 그녀와 하준명은 아무런 관계도 없었기에 굳이 캐물을 필요도 없었다. “본론이나 말해요.” 소유나는 그를 바라보았고 문지후가 말했다. “허진서가 일부러 장은미 씨를 네게 접근하게 한 거야.” 소유나는 어리둥절했다. 문지후가 중앙 그룹의 일을 간단히 설명해 주자 소유나는 곧 모든 경위를 이해했다. “허 변호사님 참 나를 높이 평가하네요. 내가 정말 문지후 씨 결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믿고 있나봐요.” 도대체 허진서는 어디서 그런 착각을 한 건지 생각만 해도 우스웠다. 문지후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에 머물렀다. 그녀의 쓸쓸한 자기 비웃음이 문지후를 저도 모르게 찡그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소유 씨가 내 결정을 좌우할 수 있다고 보는데 정작 본인은 못 느껴?” “네?” 소유나는 순간 반응 속도가 느려졌고 문지후는 그녀가 다 먹은 접시와 컵을 치워 들고 부엌으로 갔다. 소유나는 그의 말을 곱씹다가 눈이 번쩍 뜨였다. 급히 부엌으로 달려가 두 손을 뒤로 한 채 그의 앞에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후 씨 말은 내가 투자하라고 하면 진짜 투자할 거란 뜻인가요?” 문지후는 묵묵히 컵을 닦고 있었다. 소유나는 하얗고 가지런한 치아를 드러내며 웃더니 혀끝으로 살짝 입술을 핥았다. “지후 씨. 나 이제 지후 씨 마음속에서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 된 거예요?” 문지후가 힐끔 그녀를 보고 씻은 컵과 접시를 선반에 올려 두고 손을 닦았다. “지난번에 진우가 액세서리랑 가방 전부 운경에 갖다 놓았어. 직접 가서 챙겨.” 말을 마치고는 부엌을 나가 외투를 집어 들고 현관으로 향했다. “지후 씨.” 문지후가 고개를 숙여 신을 갈아 신던 차에 그녀가 부르자 고개를 들었다. 소유나는 다가가 그의 입술에 불쑥 입을 맞추고는 바로 몸을 뺐다. 문지후는 미간을 좁히며 그녀를 붙잡아 다시 끌어당겼고 주저 없이 키스했다. 소유나는 입술이 얼얼해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