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0화
소유나는 멍하니 작은 침실 문이 닫히는 걸 바라봤다. 입술이 저절로 벌어졌지만 곧 닫혔다.
‘아니. 화낼 일이 뭐가 있다고?’
오히려 화가 난 건 소유나 쪽이었고 괜히 먼저 다가가 달래고 싶지도 않았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차려둔 음식을 바라보다가 혼자서 천천히 젓가락을 들었다. 괜히 아깝다는 생각에 영화를 틀어 놓고 화면을 보면서 한입씩 먹기 시작했다.
몇 시간이나 고생해서 만든 음식이니 그냥 버릴 수는 없었다.
그때 양나은에게서 카카오톡 메시지가 도착했다.
[좋은 소식 알려 드릴게요. 제 회사가 정식으로 MH 그룹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소유나는 잠시 멍해졌다.
소유나는 양나은의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했고 자신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일을 왜 굳이 전해 오는지 의아했다.
소유나는 그녀의 문자에 답장을 할 마음은 없었다. 그러나 곧바로 또 메시지가 왔다.
[문 대표님의 기분은 어때요?]
소유나는 젓가락을 든 채 핸드폰 화면을 노려봤다.
양나은은 문지후의 기분이 좋지 않으리라 짐작하는 듯했지만 사실 처음부터 그가 기분 나빠하는 기색은 없었다.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할 정도였는데 기분이 나쁠 수 없다.
[기분 좋아요.]
소유나는 괜히 더 곱씹히는 걸 막기 위해 짧게 답장을 보냈다.
[다행이네요. 저는 문 대표님께서 영향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소유나는 점점 더 이해되지 않았다.
‘양나은 씨가 지후 씨에게 무슨 말을 했던 거지?’
[아니에요.]
[그렇겠죠. 어쨌든 예전이 어떠했든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으니 문 대표님께서 계속 예전의 초심을 지키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소유나는 그 말을 곱씹었다.
단순한 말 같았지만 정말 아무런 관련 없는 사람이 쉽게 할 수 있는 말 같지는 않았다.
[소유나 씨, 당신은 정말 운이 좋네요. 처음에는 당신과 문 대표님의 결혼이 어떤 거래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문 대표님께서 소유나 씨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소유나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좁혔다.
그 말속에 깔린 의미를 짐작할 수 없어서 괜히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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