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식사를 마친 후, 소유나는 정원에 앉아있었다.
오늘은 햇볕이 따뜻한 것이 한겨울 같지 않고 오히려 초봄 같았다.
그녀는 진한 향기를 풍기는 매화꽃 옆에 조용히 앉아있기만 했다. 가끔 유유히 머리 위로 떨어지는 꽃잎은 마치 고요하게 흐르는 세월과도 같았다.
문지후는 통유리창 앞에 서서 소유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주위에는 은은한 우울감이 감돌고 있는 듯했다.
기억 속에서 그녀가 이렇게 조용히 마음속에 걱정을 가득 안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
“내일 돌아갈지 모르겠네.”
안서영은 아들에게 인삼차를 건네며 그와 함께 정원에 있는 소유나를 바라보았다.
문지후가 찻잔을 받으면서 말했다.
“그때 소씨 가문에 얼마를 줬어요?”
안서영이 차를 마시며 말했다.
“그냥 유나 아버님께 몇 가지 사업을 줬을 뿐이야.”
“딸을 팔아넘긴 거예요?”
“그렇다고 할 수는 없어. 들은 바로는 유나가 자발적으로 시집오겠다고 하더군.”
안서영이 말했다.
“돈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돈을 줄 때 망설임 없이 받더라고.”
문지후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만약 아이를 낳지 못하면요?”
안서영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건 우리 문씨 가문의 운명이겠지.”
“그러면 엄마는 어떻게 하고 싶은데요?”
문지후가 엄마를 바라보며 물었다.
“적어도 네 곁에 한동안 있었잖아.”
안서영은 사리 분별이 확실했다.
“난 유나가 좋아. 앞으로 우리랑 연락하면서 지내고 싶다면 나야 좋지.”
문지후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돈을 보고 이러는 거라고 해도요?”
안서영이 물었다.
“유나가 네 돈을 얼마나 썼는데?”
“제 돈을 안 썼어요.”
“계약서까지 준비했는데 거기에 사인했다면서.”
문지후는 부인하지 않았다.
“나는 몇십 년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사람을 봐왔어. 안목이 나쁘지 않아. 유나는 그렇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야.”
“유나 씨에 대한 인상이 좋나 봐요.”
문지후가 가볍게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
“양딸로 삼으시지 그러셨어요.”
안서영이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며느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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