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2화
주위를 둘러보다가 백서윤이 물었다.
“소유나 씨는 너랑 같이 안 왔어?”
문지후는 더는 그녀와 대화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는 진우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몇 사람을 소개해 주지.”
진우는 조용히 뒤따랐다.
철저히 외면당한 백서윤은 손에 쥔 클러치백을 꼭 움켜쥐었고 속은 답답함에 부풀어 올랐지만 겉으로는 끝내 우아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잠시 후, 시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홀 안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고 그는 먼저 의례적인 치하의 말을 늘어놓았다. 모두가 구룡시의 번영을 위해 힘을 보탰으며 이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구룡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그럴듯한 치켜세움이었다.
그러나 이어진 본론은 도시의 미래와 사회를 위해 각자가 힘을 내야 한다는 요청이자 사실은 강요였다.
예로부터 관과 상은 떨어질 수 없는 존재였다.
상인이 무사히 장사를 하려면 관리에게 잘 보여야 하고 관리가 오래 버티려면 상인에게 편의를 봐주어야 한다. 누구나 알면서도 마지못해 아첨하는 말들을 늘어놓을 뿐이었다.
겉보기에는 세련된 사교와 예의였지만 실상은 시장의 잔꾀와 다를 바 없는 음험한 거래였다. 사람들은 웃으며 잔을 부딪쳤고 모두가 가식적이었다.
잠시 뒤, 문지후는 화장실에 다녀왔다.
문을 나서자마자 그곳에서 백서윤과 마주쳤다.
“지후야.”
떠나려던 문지후를 그녀가 불러 세웠고 그는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무슨 일이야?”
“이제는 나와 말 한마디도 하기 싫어진 거야?”
백서윤의 눈엔 씁쓸함이 어려 있었고 오늘 하루 종일 문지후에게 철저히 외면당했다. 그녀가 아무리 눈길을 보내도 그의 시선은 단 한 순간도 자신에게 머물지 않았다.
“하고 싶은 말 있어?”
깊게 숨을 들이키며 백서윤이 말했다.
“별 건 아니야. 다만 우리 사이가 원한이 있을 만큼 큰 문제도 아니고 그저 감정이 맞지 않았을 뿐이잖아.”
백서윤은 문지후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사이가 친구조차 될 수 없는 거야?”
“굳이 나랑 어떤 결과를 원할 필요는 없지. 처음부터 내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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