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1화
한 번 자살 시도한 뒤라면 유연서의 부모님도 조금은 수그러들 거라고 다들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병실까지 찾아온 서미정은 차갑게 내뱉었다.
“죽지 않고 살아 있다면 우리 말은 들어야 해. 시간을 줄 테니 이혼하고 회사도 그만둬. 그렇지 않으면 더는 내 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거야.”
마지막 협상이었다.
유연서의 부모님은 그녀의 안부조차 묻지 않은 채 그런 독한 말만 남기고 바로 표를 끊어 돌아가 버렸다.
눈물이 번진 얼굴로 유연서는 소유나를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거봐, 그들이 정말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해?”
소유나는 그녀를 꼭 끌어안았지만 차마 위로할 말을 찾지 못했다.
휴가를 낸 유연서에게 진우가 물었다.
“정말 이혼할 거예요?”
유연서는 그의 눈을 바라보다 이내 입술을 깨물고 일부러 태연한 듯 웃어 보이며 말했다.
“겁나요?”
“제가 겁날 게 뭐가 있겠어요.”
두려울 게 없는 진우였지만 유연서가 힘들어할까 봐 그게 두려웠다.
깊게 숨을 내쉬며 유연서가 말했다.
“아니에요, 이혼해요 우리.”
진우는 유연서가 언젠가 이런 결정을 할 거라 예감했었지만 막상 그 말을 듣고는 알 수 없는 아쉬움이 가슴에 남았다.
고개를 숙이며 유연서가 말을 이어갔다.
“진우 씨와 혼인신고 한 건 솔직히 아이들 장난처럼 너무 충동적이었어요. 미안해요, 진우 씨. 괜히 진우 씨를 이혼남으로 만들어 버렸네요.”
“이번 결정도 충동이 아니라는 건 확실한가요?”
진우의 시선이 유연서를 꿰뚫었다. 그는 그녀의 눈부신 에너지를 좋아했었는데 단 며칠 사이에 유연서에게서 예전의 밝은 기운은 사라진 상태였다.
눈을 피하는 유연서를 보며 진우가 말했다.
“전 서두를 거 없으니 다시 잘 생각해 봐요. 연서 씨가 확실히 원하는 거면 전 맞춰 줄 거예요.”
결혼도, 이혼도 진우는 유연서의 마음을 억지로 좌지우지하지 않았다.
유연서의 행동이 단순한 충동에서 비롯된 것임을 진우는 알고 있었고 그래서 유연서가 마치 소꿉장난을 하듯 대한다 해도 진우는 굳이 반박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가 원하는 대로 그녀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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