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8화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진우는 물잔을 받아 들며 휴대폰을 꺼내 그녀가 보낸 메시지를 열어 보였다.
“유연서, 이제 되돌릴 길은 없어.”
순간 유연서의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겉으로는 여전히 담담한 눈빛이었지만, 그 말 속에 담긴 집요한 확신이 그녀를 짓누르고 있었다.
그가 집 안을 둘러보며 차분히 말을 이었다.
“결혼했으면 함께 살아야지. 아직 모르는 게 많으니 시간을 두고 맞춰 가자.”
유연서는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였다. 제대로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머릿속을 파고드는 건 방금 전 그 한마디였다. 되돌릴 길은 없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이라는 뜻이었으니까.
“내가 이리로 올까, 아니면 네가 내 집으로 갈래? 아니면 아예 새 집을 사는 게 나을까?”
그는 자기 뜻을 내세우지 않고 그녀의 의견부터 물었다.
그녀는 여전히 멍한 얼굴로 고개만 끄덕였다.
“새 집을 사는 게 가장 좋겠네.”
결국 그는 스스로 답을 내렸다.
그제야 정신을 수습한 유연서가 물었다.
“꼭 그래야 해요?”
“그래야지. 집은 둘만의 공간이고,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니까.”
그는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건넸다.
“시간 될 때 미리 봐둬. 돈은 걱정할 필요 없어.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바로 계약해도 돼. 망설여진다면 내가 같이 가줄게.”
유연서는 손에 쥐어진 카드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며칠 전 고향집에 갔을 때 그가 이것저것 사느라 쓴 돈조차 아직 갚지 못했는데, 벌써 새 집 이야기라니 마음이 복잡했다.
“급하지 않아요.”
집을 산다면 전부 그에게만 부담시킬 순 없었다.
지금 사는 집을 팔아 자기 몫을 보태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일단 받아.”
그는 카드를 그녀 손에 억지로 쥐여 주었다.
차갑던 카드가 손끝에 닿자, 몇 시간 전만 해도 없었던 ‘둘의 생활’이 갑자기 무게를 얻어 다가왔다.
그가 시계를 보며 말했다.
“늦었네. 이제 쉬어. 이만 가볼게.”
유연서는 무심코 입술을 달싹였다. 오늘은 그냥 자고 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삼켰다.
“조심히 가세요.”
그가 떠난 뒤, 졸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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