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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소유나는 별로 미련이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작은 집으로 다시 이사 왔고 물건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었다. 안서영 때문이든 백유주 때문이든 현재 이런 상황에서 그녀와 문지후는 이혼이 가장 나은 선택이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헤어지자고 했었지만 문지후가 계속 동의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번에 겨우 동의했는데 어떻게든 후회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다음 날 소유나는 휴가를 내고 서류와 혼인관계증명서를 챙겨 택시를 타고 가정법원으로 향했다. 문지후는 이미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소유나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좋은 아침.” 문지후는 그녀에게 차가운 눈빛만 던진 채 돌아서서 가정법원의 이혼 업무 처리실로 걸어 들어갔다. 소유나와 문지후는 번호표를 뽑은 뒤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이혼에는 숙려 기간이 적용되지만 안서영이 미리 연락을 해둔 탓에 그들은 숙려 기간이 없이 바로 처리되었다. 결혼할 때는 신랑이 자리에 없었는데도 처리됐고 이혼할 때도 기다릴 필요 처리됐다. 부자들은 돈이 있어서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두 통의 문서가 각자에게 건네졌을 때 표면에 쓰인 이혼 증명서라는 글자는 여전히 무게감이 느껴졌다. “축하해. 소원이 이루어졌네.” 문지후는 차가운 시선으로 소유나를 흘겨보며 말했다. “이제 6억을 찾아가면 되겠네.” 문지후는 그녀를 돌아보는 것도 귀찮은 듯 차 쪽으로 걸어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를 몰아 저 멀리 떠나버렸다. 그의 차가 사라지자 비로소 소유나의 마음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녀는 급하게 결혼했고 순식간에 이혼했다. 감정이 없는 결혼이었기에 이별할 때도 전혀 아프지 않았고 미련도 없었다. 소유나는 이혼 증명서를 가방에 넣은 후 은행에 가지 않고 스스로 문씨 가문 본가에 찾아갔다. 그리고 그 수표를 안서영에게 돌려주었다. “들었어, 너와 지후가 이미 이혼했다고.” 안서영은 그들이 이혼을 마치자마자 바로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건 네가 마땅히 받아야 할 몫이야.” “예전에 지후 씨와 결혼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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