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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여기 숨어서 뭐 하는 거야?” 허진서는 문지후의 뒤로 살며시 다가가 그의 핸드폰 화면을 흘끗 훑어보았다. “뭐 취소한 거야?” 문지후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몸을 돌렸다. “궁금해?” 허진서는 그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대꾸했다. “너는 안 궁금하냐? 너희 둘... 은밀한 거라도 있냐? 이혼? 참,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혼까지 했는지 모르겠네.” 문지후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입만 살아서.” 허진서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자, 문지후는 무정하게 그의 손을 뿌리쳤다. “너희는 복을 누릴 줄 몰라.” 허진서가 감탄하듯 말했다. “사람이 곁에 있는데도 불만만 잔뜩 쌓아놓고 너희도 나처럼 되어봐, 그럼 무슨 불평을 할 수 있겠어?” 문지후는 그를 무시한 채 떠나버렸다. “야, 가지 마.” 허진서가 그의 어깨를 눌러 멈추며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설마 백유주 씨에게 아직도 미련이 남은 건 아니지?” “할 말 다 했어?” 허진서는 그가 최근 우울한 이유가 소유나 때문이라는것을 알았다.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마음에 두고 있으면서.’ “됐어.” 문지후가 방으로 돌아왔을 때 백유주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사실 허진서가 없으면 그들의 대화는 뚜렷하게 냉랭했다. 진우는 말수가 적었고 유연서는 소유나의 절친이기 때문에 백유주와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았다. 문지후 역시 말수가 적은 편이었고 백유주와는 과거 이야기를 꺼낼 수 없는 처지였다. 오직 허진서만이 친한 사이든 아니든 가리지 않고 가장 열정적으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인물이었다. “오늘 제 생일을 함께 축하해 주셔서 감사해요.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정말 기뻐요.” 모두 자리에 돌아오자 백유주는 모든 이를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허진서는 문지후를 흘끔 보며 미소를 지었다. “저희도 정말 기뻐요.” “시간이 늦었는데, 우리 이제 헤어질까요?” 백유주는 살짝 미안한 듯 말했다. “제가 일찍 자는 습관이 있어서요.” “그런 습관 좋네요. 우리처럼 밤샘에 익숙한 사람들과는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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