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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소유나는 비꼬는 듯 말했다. “결혼 잘한 걸 보고 네 엄마가 널 시집보내지 않은 걸 후회하겠네?” 연지은은 미간을 찌푸렸다. “가식 떨지 마. 우리가 서로 이렇게 대화를 나눌 사이는 아니잖아? 앞으로 아는 척도 하지 말자.” 소유나는 그 말을 끝으로 걸음을 옮겼고 더 이상 연지은을 상대하지 않았다. 연지은은 소유나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온실을 떠났다. 이를 악문 채 필사적으로 걸어가던 소유나는 발소리를 듣고 흠칫했으나 고개를 돌린 그곳엔 문지후가 그녀의 외투를 들고 서 있었다. “밖이 추워서 여기로 피신했어? 나름 똑똑하네.” 문지후는 자연스레 그녀에게 옷을 건넸다. “식사 끝났어요?” 소유나가 옷을 받아 들자 문지후는 의자를 끌어와 옆에 앉았다. “아직 얘기하고 있어.” 그러자 소유나는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오늘은 유나 씨답지 않네.” 문지후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연기 잘하잖아.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네? 표정 관리도 잘 안되고.” “모든 사람에게 잘해줄 필요는 없잖아요.”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던 문지후는 갑자기 입꼬리를 올렸다. “내가 잘못한 것 같은 기분이네.” 그 말이 의아한 듯 눈살을 찌푸린 채 고개를 돌린 소유나는 그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를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쩌면 자신의 기분을 헤아려주는 그 행동에 감동한 걸지도 모른다. “지후 씨, 지금 날 달래주는 거죠?” 소유나는 그의 앞에서 항상 직설적이었다. 피식 웃음을 터뜨린 문지후는 그녀 뒤에 있는 난초 화분을 바라봤다. “왜 그럴 거라고 생각해?” “난 지후 씨의 아내잖아요.” 한걸음 가까이 다가간 소유나는 그의 시야를 가리고선 허리를 굽혀 눈높이를 맞추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러니까 당연히 내 기분을 헤아리고 달래줘야죠.” 문지후는 의자 팔걸이에 손을 올리더니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칠흑 같은 눈동자에는 소유나의 생기 넘치는 표정이 비쳤고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모습은 방금 전과 완전히 달랐다. “지후 씨, 나 예쁘죠?” 햇살처럼 환하게 웃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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